
공급설비가 완공되면 가스공사는 동서발전이 운영할 50MW급 발전설비 3기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된다. 공급 기간은 20년 3개월이며 연간 공급물량은 약 5만 3000톤(t)이다. 사업 착수 시점을 기준으로 동서발전이 부담할 투자분담금은 25억 3000만 원이다.
천연가스 수요처가 될 제주 청정에너지 복합발전소는 동서발전이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일원에 추진하는 천연가스 복합발전소다. 총발전용량은 150MW로 50MW급 발전설비 3기로 구성된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2월 13일 발전소 건설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안을 가결했다. 동서발전은 기존 발전소에서 약 1km 떨어진 옛 채석장 부지를 활용해 자연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이 제주도의회를 통과했지만 발전소 본사업은 아직 착공 전이다. 가스공사는 공급설비 사업 기간을 2026년 7월부터 2029년 9월까지로 정했다.
이런 가운데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기후솔루션 등은 지난 7월 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와 예비타당성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들 단체는 환경영향평가 항목과 범위가 부적절하게 결정돼 인근 습지와 온실가스 배출 영향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평가항목 결정 권한과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도와 동서발전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반박했다. 제주도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항목과 범위를 결정할 권한이 제주도로 이양됐으며 분야별 전문가와 지역주민, 환경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한 협의회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동서발전도 사업 시행자인 자신들이 환경영향평가 항목과 범위를 직접 결정한 것은 아니며 관련 절차를 적법하게 밟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제성 논란도 공익감사 청구의 주요 배경이다. 환경단체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공기관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주 청정에너지 복합발전 사업의 경제성과 수익성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은 0.83으로 기준치인 1을 밑돌았다. 사업 기간 전체의 순현재가치(NPV)는 마이너스(-) 2324억 원, 수익성지수(PI)는 0.98로 나타났다. B/C가 1보다 낮으면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이 발생 편익보다 크다는 의미다. PI가 1을 밑돈다는 것은 예상되는 현금유입의 현재가치가 현금유출의 현재가치보다 작다는 뜻이다. 국가 전력정책상 필요성과 별개로 경제적·재무적 성과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당초 사업성이 없으면 발전소 건설 승인이 나오질 않는다”면서 “다만 국책 사업인 경우 시범적으로 발전소 건립이 허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가 확실한 경우에 계약을 진행하지 만약 수요가 흐지부지될 수 있는 계약은 체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제주에서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가 빠르게 늘면서 전력 생산량이 수요를 웃도는 시간대에 발전기 가동을 강제로 줄이는 출력제어가 반복돼 왔다. 제주 지역 풍력발전 출력제어는 2015년 3회, 152MWh에서 2019년 46회, 9223MWh로 증가한 데 이어 2025년에는 77회, 1만 9449MWh까지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천연가스 발전소를 추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된다. 환경단체들은 대규모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이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정책에 배치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동서발전은 출력제어가 제주에 전력이 항상 충분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급변하는 만큼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한 시간대에 전력을 공급하고 계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조정 가능한 발전설비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제주 청정에너지 복합발전 사업이 제10차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동서발전과 가스공사는 해당 발전소를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고 제주 지역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정책 사업으로 보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제주 청정에너지 복합발전 사업은 수요자의 국가정책 수행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사업으로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공급을 위한 건설비용 투자 요건을 충족했다”며 “천연가스 공급규정 제14조와 내부 의사결정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 중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가스공사는 동서발전이 사업을 중도 철회할 경우 직접 발생한 제반 비용을 보상받기로 합의해 손실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수요자가 사업을 중도 철회하더라도 직접적으로 발생한 제반 비용을 공급자에게 보상하도록 합의돼 있다”며 “이에 따라 가스공사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홍영락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경제성이 저조한 제주 천연가스 가스발전 사업에서 가스공사의 투자 위험까지 동서발전이 보전하는 구조로 강행된다면, 좌초자산 위험은 커지고, 그만큼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가스공사 측에 손해가 없는 계약은 동서발전에 문제가 있는 계약으로 보인다”라면서 “지금 제주도는 재생에너지가 많아서 문제인 상황인데 가스발전소를 짓겠다고 하는 것이 납득이 어렵다. 감사를 진행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