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고 측은 호주에서 판매된 일부 차량의 엔진에 설계 또는 제조상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행 중 출력이 떨어지거나 엔진이 멈출 수 있고, 오일 소모와 연기 발생,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차량이 호주 소비자법상 품질 보증 기준에 미치지 못하며 판매 과정의 품질·안전성 설명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두 사건에서 수정 서류를 제출했다. 법원은 현대차 측의 수정 답변서 제출 기한을 11월 6일로 정했다. 기아 사건도 원고 측이 공개한 절차 안내에 같은 기한이 명시돼 있다. 다음 사건관리 심리는 내년 2월 10일로 예정돼 있다.
원고 측은 수정 서류에 새롭게 누 MPI 엔진을 포함시켰다. 엔진 코드가 G4NA·G4NB·G4NH로 시작하는 차량이 포함된다. 현대차의 엘란트라·i30·코나·벨로스터 일부 차종과 기아의 세라토·셀토스·스포티지 일부 차종 등이 원고 측 목록에 올라 있다. 차종 전체가 아니라 해당 엔진을 탑재한 특정 연식과 사양에 한정된다. 종전 소송 대상에는 세타Ⅱ의 GDI·MPI 엔진뿐 아니라 감마 GDI와 누 GDI 등도 포함돼 있었다.
차량을 사거나 리스한 시점에 관한 기준도 달라졌다. 종전에는 소 제기일인 2023년 2월 15일까지였으나, 원고 측 안내상 기준일이 올해 8월 24일로 연장됐다.
원고 측은 해당 차량을 신차로 샀는지, 중고차로 샀는지와 현재 보유 여부, 고장 경험과 무관하게 소송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즈포드는 소송 소개 자료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자가 50만 명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7년 6월 현대차는 i45·싼타페 9672대를 대상으로 엔진 조립 과정의 이물질 오염 가능성 때문에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기아는 옵티마 4963대에 대해 엔진 가공상 문제로 베어링이 조기에 마모될 수 있다며 리콜 사실을 알렸다.
2021년 9월에는 현대차 코나·벨로스터 1만 5371대에 대한 리콜 공고가 나왔다. 피스톤 링과 실린더 내부 손상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7월 기아는 2.0L MPI 엔진을 탑재한 세라토·셀토스 9534대를 리콜 대상으로 알렸다. 피스톤 링이 제조 규격에 맞지 않을 가능성 때문이다.
원고 측이 공개한 2023년 답변서에는 현대차와 기아의 반박이 담겼다. 현대차는 일부 i45·싼타페의 제조 과정에서 가공 잔여물이 남을 위험과 일부 코나·벨로스터의 피스톤 링 문제 등을 인정했다고 원고 측은 전했다. 기아도 일부 옵티마·쏘렌토와 셀토스에 대해 비슷한 취지로 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는 관련 차량을 리콜해 점검·수리했으며, 시정된 차량의 가치 하락에 따른 배상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18년 시작된 별도의 미국 엔진 소송에는 세타Ⅱ 외에 감마·누 계열 차량을 둘러싼 청구와 MPI 엔진 관련 사건도 병합됐다. 미국 법원은 이 두 번째 소송의 합의를 2024년 4월 승인했다. 원칙적으로 KSDS 업데이트를 마친 차량에서 커넥팅로드 베어링 고장으로 발생한 엔진 손상에는 최초 판매일부터 15년 또는 주행거리 15만 마일 중 먼저 도달하는 때까지 보증을 적용한다. 적격 수리비 환급 외에 대체 교통비를 하루 최대 80달러(약 10만 9000원) 지원하고, 보증수리 거절 후 외부에서 수리한 사례 등에는 150달러(약 20만 4000원)를 추가 지급한다.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변호사는 “같은 엔진 문제라도 국가별 법률과 소송 환경이 다르다. 현대차와 기아의 대응 역시 미국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세타Ⅱ GDI 엔진은 출력과 연비가 좋지만 실린더 블록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미국에서 관련 문제가 확인된 만큼 호주에서도 현대차와 기아가 승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 포함된 누 MPI 엔진에 관해서는 “현재의 기술 수준만으로 과거 차량에 결함이 있었는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엔진을 국산화하던 과정에서 연료를 연소실에 직접 분사하는 GDI는 어려운 기술이었다”며 “분사 시점 등이 어긋나면 엔진 소음이나 연기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누 MPI를 비롯한 MPI 방식에 대해서는 “기술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완성도가 높아 문제가 적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 따로 답변은 없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