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25일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25일 현대차 노조가 낸 노동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보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노조는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파업 여부와 수위,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는 임금·단체협상 교섭에서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과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 상여금 지급률 750%에서 800%로 인상, 정년 연장(최장 65세)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0조 3648억 원, 이 가운데 30%는 3조 1094억 원으로 추산된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산정 기준과 지급 규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사가 최근 새로운 이익 배분형 성과급 체계에 합의하면서 유사한 요구가 다른 업종의 임금협상에서도 받아들여질지 산업계와 여론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상한을 폐지하고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아 80%는 당해 지급,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방식에 합의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노사 협상에서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는 유지하되, 반도체 DS부문에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 노조의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임금교섭부터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해왔고, 성과급 450~500% 수준에 정액 격려금과 자사주, 상품권 등을 더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마무리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22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성과급이 쟁의 대상이 되는 건 맞지 않다”며 “노동자는 월급이라는 기본 전제가 보장되는 만큼, 리스크를 떠안은 투자자에 대한 보상은 노조, 경영자와는 다르게 보장돼야 한다. 투자자의 관점이 논의에서 빠져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규모 성과급 지급 과정에 이사회 검토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그간 실리콘밸리 등에서 큰 이익을 낸 회사들은 영업이익을 노조가 나누지 않았다. 이런 정도의 영업이익이 발생되는 회사들은 전부 개별 인센티브 계약을 하고 들어오는 것”이라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지급 모델은)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다.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참고 가능한 사례로 프랑스의 초과이익분배 산식 제도인 ‘법정 이익참여제’를 제시했다. 프랑스는 기업의 순이익에서 자기자본의 5%를 주주의 투자수익으로 인정해 차감한 뒤 이를 초과하는 이익을 분배 대상으로 계산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직원 1명에게 분배될 수 있는 금액은 연간 약 3만 6000유로(약 6300만 원) 수준으로 제한돼 있다. 김 실장은 “프랑스 사례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받을 성과급 규모와 차이가 크다”며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하기 어려운 만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일요신문i’에 “정부가 문제 삼는 것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라며 “노조의 요구는 영업이익이 아니라 순이익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는 올해만 새롭게 제기한 것이 아니라 매년 요구한 사안”이라며 “순이익 30%를 별도 성과급으로만 달라는 게 아니라, 기본급 인상분과 성과급 등 임금 관련 요구 전체를 포함한 개념이기에 회사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