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에서는 향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2021년 2월 공모가 1만 원에 상장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23~2025년에 걸쳐 삼성전자로 약 3500억 원에 인수된 이후 지난 5월 97만 9000원까지 치솟았다. 주주들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삼성전자와의 내부 힘겨루기에서 승리하고 그룹 내 휴머노이드 사업을 총괄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중국 유니트리보다 더 많은 프리미엄?
지난 5월 100만 원 턱밑까지 올랐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현재 40만 원대로 밀렸다. 반도체발 증시 급락 때문이지만, 삼성전자 RX사업추진실 출범 영향도 있다. RX사업추진실 출범 소식이 알려진 뒤인 7월 29일, 36만 원대까지 추락했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현재 매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1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6%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36억 원으로 지난해(35억 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매출이 두 배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시가총액이 8조~10조 원임을 고려해야 한다. 매출과 비교하면 시가총액이 너무 커 한참 더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심지어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글로벌 1위 사업자 중국 유니트리보다 더 많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유니트리는 지난해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예상 매출이 58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과 시가총액을 비교하는 주가매출비율(PSR)을 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예상 매출 대비 14.8배이고, 유니트리는 7.6배다. 그만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후발업체임에도 삼성 프리미엄 효과가 톡톡히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
결국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유니트리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증권가 전망이 나쁘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매출이 710억 원, 내년 1590억 원으로 지속해서 2배 가까이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올해 영업이익이 120억 원, 내년 670억 원, 2028년 1310억 원으로 큰 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실적 추이를 그대로 실현한다면, 현재 시총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실적 기대치를 충족할지에 대한 첫 번째 변수는 육군 공급 물량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육군에 4족보행로봇 1000대를 공급할 계획인데, 빠르면 3분기 중 매출이 발생한다. 지난 3월 완공한 세종공장에서 일부 생산될 예정으로, 잘하면 1000억 원대 매출이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변수는 결국 삼성전자로 인한 매출이 어느 정도나 나오느냐다. 올해 2분기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매출 비중은 모바일 휴머노이드 40.5%, 협동로봇 21.1%, 기타(4족보행 로봇, 물류 로봇 등) 30.1%였다. 이 가운데 모바일 휴머노이드가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이동형양팔로봇(RB-Y1)으로 추정되며, 삼성전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전체의 27%인 32억 6000만 원이었다. 현재까지는 대량 양산돼 공장에 투입된다기보다는, 연구 개발 및 실증용 플랫폼에 가깝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 펀드매니저는 “RB-Y1 공급량이 앞으로도 빠르게 늘어난다면, 그만큼 RB-Y1의 삼성전자 생산시설 내 활용처가 확실하다는 의미”라며 “반대로 삼성전자향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다면 RB-Y1의 활용 가치가 크지 않다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과 4족보행로봇을 일부 생산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며 “현재 주가에 반영된 프리미엄을 더 이상 인정받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산 시설 구미에 구축…세종공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주들이 염려하는 또 다른 지점은 삼성전자가 메가프로젝트 발표회에서 구미1공단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유휴 부지를 중심으로 19조 원 규모의 휴머노이드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삼성SDS 또한 관련 부지에 60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겠다고 한 만큼, 삼성그룹의 휴머노이드 생산 정책은 두 회사를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공장은 세종에 있어, 물리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가 그렇게 금방 나오겠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생각보다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노태문 사장 등 경영진을 초대해 정교한 손동작 시연회도 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내년 중 기술 공개 및 검증 과정을 거친 뒤 제조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미국 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RX사업추진실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인력도 다수 포함돼 있다며,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사업 주도권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술개발(R&D) 인력은 지난해 상반기 말 약 70명에서 지난 6월 말 114명으로 63% 증가했다. 상당수를 파견 보냈음에도 채용을 늘렸다는 것으로, 기술 개발의 무게 중심이 아직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R&D 비용 또한 상반기 63억 7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4% 증가했다.
물론 RX사업추진실 내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인력이 많다고 해서 그 수혜가 상장사 레인보우로보틱스로 고스란히 오진 않을 것이라는 점이 변수다. 해외에서 고급 인력만을 노리는 M&A가 자주 발생하는 것처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일부 생산만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총수 지분이라도 많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 지분율도 35%에 불과하지 않느냐”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 고급 인력들에 대규모 스톡옵션이 부여된 것도 아니어서 (회사 소속원들이 잘나가더라도 회사 성과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은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에 대해 별다른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면서 “RX사업추진실 출범하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영훈 언론인 journalist@ilyo.co.kr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