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솔루션과 (주)한화는 지난 6월 각각 50%씩 출자해 부동산 개발·공급업체 에이치밸류를 신설했다. 에이치밸류는 뉴온시티 A4블록에서 1634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개발·분양하는 시행사로 (주)한화 건설부문이 시공에 참여한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한화솔루션은 A4를 직접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주)한화와 시행법인 설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A4는 약 1조 원이 투입되는 뉴온시티의 공동주택용지 가운데 하나다. 뉴온시티는 울주군 삼남읍 신화리 일원 153만여㎡에 첨단산업단지와 약 1만 1000가구의 주택, 상업·연구·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복합개발사업이다. 한화솔루션이 지분 45%를 가진 울산복합도시개발이 전체 사업을 시행하고 울산도시공사와 울주군도 주주로 참여한다. 지난해 10월에는 기반시설과 토지 조성을 위해 5500억 원 규모 PF 자금을 확보했다.
사업 초기 자금 조달을 위한 브릿지론도 이미 실행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에이치밸류는 A4블록 개발을 위해 1900억 원 한도의 브릿지론을 약정하고 지난 6월 26일 1772억 원을 실행했다. 남은 128억 원은 추가 인출할 수 있다. 조달 자금은 토지비와 금융비용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대출 만기는 오는 9월 22일이며 대출약정상 선행조건이 충족되면 연장할 수 있다.
(주)한화의 역할은 시공에 그치지 않고 자금조달까지 이어진다. A4 사업에서 들어오는 자금만으로 유동화증권을 상환하기 부족할 경우 (주)한화가 부족액을 보충하고, 자금보충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유동화증권 원리금 지급채무를 인수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에이치밸류의 신용도와 A4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 등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봤지만 이 같은 (주)한화의 신용보강을 반영해 유동화단기사채에 A2+(sf) 등급을 부여했다.
뉴온시티 공동주택용지는 A1 1209가구, A2 2203가구, A3 1320가구, A4 1634가구, A5 1080가구 등 5개 블록으로 나뉜다. A1·A2·A5는 울산복합도시개발이 민간 사업자에게 공급하는 용지다. A3와 A4는 환지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환지는 기존 토지주가 토지 보상금을 현금으로 받는 대신 개발 이후 조성된 땅을 받는 방식이다. A3는 사업구역 내 토지주 110명이 집단으로 환지받은 부지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덴티디앤씨가 시행하고 동문건설이 시공한다. A4 역시 환지된 부지로 에이치밸류가 시행을 맡는다.
외부에 공급한 용지의 진행 상황은 엇갈린다. A1은 지난해 첫 입찰 당시 우미건설 한 곳만 참여해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우미건설이 내부 검토를 거쳐 공급계약을 해제했다. 우미건설은 이후 공급된 A2를 낙찰받아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2는 2203가구 규모로 5개 공동주택 블록 가운데 가장 크다. 울산복합도시개발은 A1을 다시 공급할 예정이다.
A5도 첫 공급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울산복합도시개발은 지난 7월 21일 A5 공급공고를 내고 같은 달 31일 경쟁입찰을 진행했지만 유찰됐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8월 11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현재도 A5 분양이 진행 중이다. A5는 5만 1038㎡ 규모로 1080가구를 지을 수 있는 용지다.
실제 아파트를 구매할 일반 수요자의 반응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뉴온시티에서 처음 분양에 나설 A3는 지난해 7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1320가구 단지다. 동문건설은 올해 초 6월 말 분양이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현재는 11월로 연기된 상황이다.
A3에서 실제 수요가 어느 정도 확인될지가 A4 사업성에도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A3와 A4는 뉴온시티 공동주택 블록 가운데 KTX울산역과 가까이 자리해 입지 여건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A4는 한화솔루션이 직접 시행하는 만큼 분양 성과에 따라 기대했던 개발이익과 공사비·금융비용 부담이 엇갈릴 수 있다. 시공과 브릿지론 신용보강까지 맡은 (주)한화 역시 A4의 사업성과 분양 성적에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상황이다.

입지 측면에서는 KTX울산역이 기존 울산 도심과 떨어져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역은 남구·중구 등 기존 중심 주거지역이 아니라 울주군 삼남읍에 자리한다. 역 주변 상업·생활 인프라도 기존 도심과 비교하면 아직 조성 단계다. 울산 주택시장 자체는 양호하지만 KTX역 이용 편의가 곧바로 대규모 주거 수요로 이어지는지는 별도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KTX울산역 일대에서 대형 민간개발이 수익성 문제를 넘지 못한 전례도 있다. 롯데는 2015년 울산시 등과 협약을 맺고 역 인근에 복합환승센터와 쇼핑시설 등을 조성하려 했지만 사업을 거듭 미루다 지난해 10월 철수했다. 당초 2018년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사업계획을 두 차례 변경했고 공정률은 10% 미만에 머물렀다. 롯데 측은 철수 당시 “도저히 사업성을 확보할 방안이 없어 사업 포기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울산 주택시장 상황은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8월 18일 발표한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울산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30%, 전세가격은 0.45% 올라 수도권을 제외한 4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뉴온시티가 위치한 울주군의 매매가격은 0.26%, 전세가격은 0.31% 상승했다. 6월 말 기준 울산 미분양 주택도 1359가구로 6개월 사이 32% 감소했다.
교통망 확충과 대규모 산업투자도 시장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부산 노포에서 양산을 거쳐 KTX울산역을 잇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는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KTX울산역 일대 도심융합특구에서는 2차전지와 미래 모빌리티 등 신산업 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도 2040년까지 울산사업장에 약 16조 원을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와 ESS용 LFP·나트륨 배터리 양산 기반을 구축하기로 한 상태다.
뉴온시티 산업용지는 수요가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1차 공급 이후 한 달 만에 물량의 약 80%가 계약됐고 잔여 필지도 추가 계약되면서 올해 5월 1차 공급분 전체가 분양을 마쳤다. 울산 복합도시개발 측은 지난 7월 울주군의회에 1차 산업용지에서 7개 기업과 분양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울산 주택시장 회복과 산업·교통 투자는 A4에 우호적이지만 뉴온시티 공동주택의 실제 분양성은 아직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 입주도 2029년부터 시작될 예정이어서 산업용지 분양이 실제 고용 증가와 주거 배후수요 확대로 연결되기까지도 시차가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울산이라는 시장 자체가 주택시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분양 성과를 보이는 점이 지역적인 강점”이라면서도 “KTX역세권이라고 보기보다는 배후지역 정도로 보는 게 맞다. 굉장히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중간 정도 수준의 입지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에이치밸류는 울주 A4블록 공동주택 개발을 위해 (주)한화 건설부문과 한화솔루션이 공동으로 설립한 시행법인이 맞다”며 “A4블록은 입지와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사업성과 분양성이 우수한 부지로 판단해 외부에 매각하기보다 직접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 인사이트부문은 공동주택을 시공한 경험이 없어 (주)한화 건설부문의 주택사업 경험과 브랜드 경쟁력을 활용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업을 제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