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따르면, 부 의원 측은 A 전 국방부 미국정책과장과 B 전 국방부 미국정책과 대미정책총괄을 상대로 한 고발장을 지난 7월 초 국방부 조사본부에 제출했다.

SCM 관련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사건은 군사법원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고, 한미국방장관회담 관련 공무상비밀누설 사건은 민간 검찰로 이첩됐다. 이번 부 의원의 고발 건은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불기소 처분과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 과정에서 당시 국방부의 비밀 유출 신고와 보안심사위원회 의결 절차에 법적 하자와 공문서 조작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이번 형사 고발로 이어졌다.
부 의원의 고발장에 따르면, 국방부 보안심사위원회는 부 의원의 저서가 출간된 지 불과 사흘 뒤인 2023년 2월 6일 오후 1시 30분경 기습적으로 개최됐다. 보안심사위는 당일 "저서 '권력과 안보'의 일부 내용이 군사 2급 비밀인 한미국방장관회담 및 제53차 SCM 회의자료·녹취록과 동일·유사해 군사비밀에 해당한다"고 의결하고 곧바로 방첩사에 비밀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그러나 국방부 감사관실 감사 결과보고서 및 제출 자료에 따르면, 문제의 '한미국방장관회담 녹취록'이 국방부 전자 보안시스템에 비밀로 최종 등재된 시점은 보안심사위 회의가 이미 끝난 당일 저녁 7시 24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기밀보호법 제2조에 따르면, 군사기밀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비밀 표시나 고지, 보호에 필요한 조치(비밀 등재)가 완료돼야 한다. 즉, 보안심사위가 열렸던 오후 1시 30분 당시 한미국방장관회담 녹취록은 법적으로 군사비밀이 아닌 일반 '평문' 상태였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 안건 주무부서장이던 A 전 과장이 심사위원들에게 해당 녹취록이 군사비밀인 것처럼 오인시켜 비밀유출 의결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부 의원 측은 “A 전 과장이 한미국방장관회담 녹취록이 ‘권력과 안보’ 출간 당시 비밀로 등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숨긴 채, 심사위원들이 자신의 구두 설명에만 의존하도록 만들어 허위 의결을 이끌어냈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명백히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제53차 SCM 회의록 비밀 등재 과정에선 공문서 위조 및 동행사(위조 공문서를 진짜 문서처럼 사용) 혐의가 포착됐다. 군검찰은 SCM 회의록이 정상적으로 비밀 등재됐다고 주장하며 그 증거로 '비밀기안문'을 제출했다. 하지만 법원 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동일 관리번호의 공문서 형태가 제출처마다 서로 다른 기이한 현상이 확인됐다.
군검찰이 수사기록으로 제출한 기안문 간에는 제목의 '보고' 문구 삭제 및 삭선(수정선), '오기'라는 손글씨 표기 유무가 서로 달랐다. 나아가 국방부가 부 의원과 출판사를 상대로 제기한 출판금지가처분 민사소송에 제출한 기안문에는 대미정책총괄과 미국정책과장의 결재 서명란이 완전히 비어있는 백지 상태였다. 동일한 관리번호를 가진 공문서가 소송과 수사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변조돼 제출된 것이다.
결정적인 위조 정황은 지난 4월 30일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제3회 공판기일 증인신문에서 드러났다. SCM 회의 개최 당시 미국정책과장이었던 C 씨는 법정에 나와 수사기록 77쪽에 첨부된 '제53차 SCM 회의 녹취록 기안문' 하단의 서명을 확인한 뒤 "내 서명이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반면 수사기록 79쪽의 '회의결과 보고' 문서에 적힌 서명에 대해서는 "내 서명이 맞다"고 밝혔다.
부 의원 측은 SCM 회의록 및 녹취록 작성·관리 실무를 총괄했던 B 전 대미정책총괄이 상관인 C 과장의 서명을 임의로 위조하고 공문서를 변조·행사한 것으로 의심한다.

부 의원의 법률 대리인 고부건 변호사는 "회담 종료 후 2년 동안 평문으로 방치하던 문서들을 저서가 출간되자마자 부랴부랴 비밀로 등재하고, 심지어 보안심사위가 다 끝난 밤중에 시스템 등재를 마친 뒤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표적 수사를 위해 공문서를 위조하고 허위 보고로 심사위 공무를 방해한 군 관계자들에 대해 엄정한 형사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요신문은 이번 고발 사건과 관련해 A 전 과장과 B 전 총괄의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A 전 과장은 현재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