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안건설산업은 2018년 12월 경기도가 지정한 ‘이천 백사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의 시행사다. 지구에는 3개 블록의 공동주택이 계획됐다. 1BL은 11개 동 880세대 규모의 일반분양 공동주택, 2BL은 981세대 규모의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다. 3BL은 아직 착공하지 않은 68세대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이다.
이천시는 2021년 6월 3일 신안실크밸리 더 포레 1BL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사업승인과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는 학교시설 증·개축과 통학로, 도로 등 입주 또는 사용검사 전까지 이행해야 할 각종 조건이 부과됐다.
학교시설과 관련해서는 도지초 및 백사중학교 교실 29실과 기타 시설 등을 증·개축해 교육지원청에 무상 기부채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학교시설은 당초 입주 예정일 5개월 전인 2023년 12월 말까지 완료하도록 돼 있었다. 국지도 70호선 확·포장 공사와 통학로 개설 등도 사업승인 과정에서 이행해야 할 사항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이행 기한을 2년 7개월여 넘긴 현재까지 학교 증·개축 공사는 착공조차 하지 못했고, 국지도 70호선 확·포장 공사와 통학로 개설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사업승인 조건의 이행이 지연된 가운데 1BL의 사용 절차는 계속 진행됐다. 최초 사용검사 예정일은 2024년 4월 30일이었다. 이천시는 이를 두 차례 연장해 같은 해 10월 30일까지 늦췄다. 이후에도 관련 공사는 완료되지 않았다.
이천시는 2024년 11월 세대별 임시 사용을 승인하면서 첫 입주를 허용했다. 이어 2025년 4월 11일에는 1BL 880세대 전체에 대해 동별 사용검사를 처리했다. 임시 사용 승인은 전체 준공 전 일정 기간 입주를 허용하는 절차이고, 동별 사용검사는 전체 단지가 완공되지 않았더라도 공사가 끝난 개별 동부터 정식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절차다.

보고서를 보면 이천시는 분양계약자의 금융피해 우려와 시행사의 향후 이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동별사용검사를 처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동별사용검사 이후에도 사업승인 조건의 이행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입주민 A 씨는 “단지 진출입 가감속로가 포장되지 않아 야간 교통사고 위험이 높고 출퇴근 시간에는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며 “아이들 통학로 문제도 언제 해결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시설의 조속한 공사 진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천시는 시행사에 미완료 기반시설의 조속한 공사를 요구해 왔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완공 시점이나 실제 이행을 담보할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같은 시행사가 추진하는 2BL도 관련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동일한 지구 내에 위치해 1BL 사업승인 조건에 따라 조성되는 학교와 기반시설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이다.

17일 공사 현장에는 흙을 반출하는 덤프트럭 1~2대만 띄엄띄엄 드나들고 있었다. 정문 입구 옆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건 컨테이너 박스 2개가 놓여 있었고, 일부 동에도 같은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장에 있던 한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일부 공정의 공사비를 정산받지 못해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시가 밝힌 2BL 공정률은 약 98%다. 신안건설산업은 지난해 11월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입주 예정일을 올해 5월로 안내했다. 이후 입주 시점은 8월로 늦춰졌다.
시에 따르면 2BL은 지난 7월 입주자 사전점검까지 마쳤지만 설비 시운전과 가동 등 사용검사를 위한 후속 절차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이천시는 현 상태에서 8월 말 입주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천시 관계자는 “시행사의 회생신청 등 자금 문제 때문에 8월 말 입주는 좀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도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8월 말에 입주를 못할 것 같다”며 “그럴 경우 대규모 민원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업승인서상 2BL의 사업기간은 오는 8월 31일까지다. 이천시는 시행사의 자금 조달과 공사 재개 가능성을 확인한 뒤 입주 가능 여부와 사업기간 연장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BL 입주가 시작되기 전까지 학교와 도로 등 기반시설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1BL에서 나타난 통학·교통 불편이 2BL 주민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요신문i'는 신안건설산업 본사에 수차례 전화해 관련 입장과 향후 계획을 물었지만 18일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현장사무실 관계자도 본사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원평 경인본부 기자 jwp011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