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회가 총장을 선출하는 ‘간선제’가 도입된 지 30년이 지난 2026년 성균관대는 총장 교체 시기를 맞고 있다.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 임기가 만료되는 12월 31일 이전까지 이사회는 새로운 총장을 선택해야 한다.
성균관대 이사회는 이사 7명과 감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 7명이 총장 선출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범 총장을 비롯한 이사 7명 가운데 5명이 삼성 출신 인사로 분류된다.
박재완 성균관대 이사장은 공직 및 학계와 정치권, 재계 등 분야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박 이사장은 제23회 행정고시를 합격한 공무원 출신으로,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에선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 등으로 발탁됐다. 2019년 박 이사장은 삼성전자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2020년엔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주영수 성균관대 상임이사는 삼성생명서비스 경영지원실장 출신이다. 대한육상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육현표 성균관대 이사는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한승환 이사는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 사장 출신이며, 최한용 이사는 강북삼성병원 의사로 삼성서울병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유지범 총장은 학계에 지속적으로 몸담았던 인사지만, 삼성과도 인연이 있다.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였던 유 총장은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삼성종합기술원 초빙연구원이었다. 총장이 되기 전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삼성전기 사외이사를 지냈다. 김정태 이사는 하나금융지주 회장 출신으로 삼성에서 근무한 이력이 없다.

이 관계자는 “이사회 내부서 외국인이나 학교 외부인을 기용할 것이란 말 등이 흘러 나오면서 내부 인사로 총장을 선임해 온 관행이 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삼성이 학교에 대한 지원을 넘어서 지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분출한다”고 했다.
또 다른 성균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30년 동안 총장은 주요 보직을 경험한 성균관대 교수로 선임돼 왔다”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삼성 경력 인사들이 상당수 참여하는 학교법인 이사회의 임면권과 대학 공동체의 자율성 사이에 유지돼 온 하나의 경계였다”고 했다.

그는 “기업의 지원이 대학을 성장시킬 수는 있지만, 그 영향력이 총장 인선과 대학의 자율적 의사결정에까지 미치게 된다면 문제의 성격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대학 최고 리더십을 선택하는 관행을 외부의 힘이 좌우하는 선례가 남는다면 대학 공동체 신뢰와 실행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기 총장 선출과 관련해 성균관대 측은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사회가 학교와 협의를 하는 건지 세부사항까지는 잘 알 수 없다”고 했다. 차기 총장으로 외부인을 영입할 가능성에 대해 성균관대 측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했다.
박재완 성균관대 이사장은 9월 30일 일요신문 통화에서 “지금 확인해드리긴 어렵다”면서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사회가 차기 총장을 ‘밀실’에서 선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박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총장 선출을 위해 여러 다양한 절차를 적용하고 있으며, 누구 딱 한 명을 미리 점찍어 둔다든지 그런 것은 아니다”라면서 “수많은 후보 가운데서 이사회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서 과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밀실’이라고 하는 것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