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뢰 폭발 이후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DMZ 내부 헬기 진입을 긴급 승인했다. 의무후송항공대 소속 헬기가 DMZ 내부로 신속하게 진입해 중상자 2명을 후송했다. 경상을 입은 통신관과 작전 수행 인력들은 육로로 DMZ를 이탈했다. 헬기로 이송된 대대장은 발목이 절단돼 수술을 진행했다. 대대장과 수색작전팀장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9월 23일 군은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취임 2일 차였다. 합참 관계자는 “지뢰 매설 의심 지대로부터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서 지뢰 2개가 폭발했다”면서 “처음에는 선두에 있던 중사가, 이어 안전 조치를 위해 이동하던 중령이 순차적으로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합참은 이번에 폭발한 지뢰가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합참 관계자는 “파편들이 박힌 방호복과 덧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파편의 종류와 출처를 분석하고 있으며, 장병들이 휴대했던 보디캠 2대 영상은 군에서 돌려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에 폭발한 지뢰가 북한이 설치한 지뢰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전직 군 관계자는 “우리가 설치한 지뢰는 우리가 축적한 데이터베이스에 남아 있기 마련”이라면서 “DMZ에 설치된 지뢰가 있다면, 북한 것이거나 우리 것일텐데 군에서는 이에 대한 확답을 아직도 내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발표를 했을 때 사건과 관련한 또 다른 파장을 우려해서인지, 아니면 어떤 정치적 목적이 있는 부분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인 대한민국 군필자 시각에서 생각을 해보더라도, 대대장이 직접 수색작전 선봉으로 나선다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DMZ 인근 북한군 행적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윗선’의 방문 일정이 잡혀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대대장이 직접 병력을 인솔해서 들어가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인과관계”라고 했다.
그는 “실제 전시 상황이라면, 대대장의 중상은 어마어마한 전력손실”이라면서 “대대장이 선봉으로 나서 솔선수범해야 했던 인과관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소장은 “북한 목함지뢰는 외형이 나무상자이지만 내부 뇌관과 내완에 금속 쇠붙이가 약 8g 이상 들어가 있어 시중의 일반 금속탐지기로도 10cm 이상 거리에서 명확한 경고음이 울린다”면서 “지뢰 탐지기를 휴대하고 정상적인 매뉴얼에 따라 서베이를 하면서 (지뢰 탐지를) 진행하며 수색로를 개척했다면 탐지하지 못할 지뢰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DMZ는 한 순간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공간”이라면서 “전방 부대 지뢰 탐지 교육훈련을 재점검하고, 현장 지휘관부터 매뉴얼을 엄격히 준수하는 작전 군기를 확립해야만 유사한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9월 10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 중 “북한군이 서부전선 1개 사단 접경지역에만 6곳 넘게 군사분계선을 10~15m가량 침투한 뒤 지뢰지대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국방부는 “군사분계선 및 아군 지역 훼손이 확인됐다”면서 “유엔군사령부와 대응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후 국방부 기자단은 북한군 지뢰 설치 여부를 묻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졌다. 합참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해당 질문에 대해 원론적인 답변을 되풀이해 논란을 키웠다. 그 이후 지뢰 폭발 사건이 발생, 군에 대한 비판론은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뢰 폭발 사건이 북한 소행일 가능성을 강력하게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9월 21일 국회 기자회견서 ‘정통한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폭발 사고가 일어난 곳은 북한군이 2025년부터 2026년 초 사이 MDL 남쪽에 조성한 지뢰지대 인근”이라면서 “정부와 군 당국이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하는 사이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 지뢰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폭발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육군 중장 출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지뢰는 대전차지뢰, M16대인지뢰, M14발목지뢰 세 가지 유형인데, 대전차지뢰와 M16대인지뢰는 터지면 생존할 수 없다”면서 “M14발목지뢰는 밟는 사람만 터진다. 그러면 (이번에 터진 지뢰는) 북한 것이다. 2015년 목함지뢰와 똑같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이번 지뢰 폭발 사건을 정쟁의 소재로 삼으면 안 된다고 응수했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고 당일부터 정부의 대북정책과 군을 겨냥한 공세를 쏟아내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김 의원은 “장병의 부상과 국가 안보의 엄중함을 정쟁의 소재로 삼는 처신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9월 25일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이 DMZ 지뢰 추정 폭발사고를 두고 정부가 일부러 현장조사를 늦추고 있다며 ‘증거인멸’, ‘이적행위’, ‘탄핵’까지 운운했다”면서 “장병 생명과 안전까지 정쟁을 위한 도구로 삼고 있다”고 했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동훈 무소속 의원 1인 시위를 겨냥하며 “조사 인력을 따로 투입해서라도 들어가라는 말은 피도 눈물도 없이 조작해서라도 범인을 잡으라는 옛 정치 검사들 마인드와 똑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멈춰 있던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다행히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결단으로 변화의 가능성이 어렵게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 등 키워드를 한반도 평화공존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했다.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