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는 민간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단계적으로 없애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가 민간주택임대사업자에게 열어준 퇴로는 ‘시간’이다. 2027년 12월 31일까지 민간임대주택 물량을 매도할 경우엔 현행 세제 혜택이 유지된다. 그러나 2028년엔 중과세율의 절반이 적용되고 장특공 우대가 30%로 감소한다.
2029년 이후 민간임대주택 물량을 처분할 경우엔 일반 다주택과 똑같은 양도세 중과가 일어나게 되며, 장특공 우대 역시 폐지된다는 것이 세제개편안의 내용이다. 2027년 1월 이후 의무임대기간에 머물러 있는 사업자의 경우엔 의무임대 기간 종료 이후부터 1년 동안 세제혜택이 유지된다. 의무임대 기간 종료 1년 이후 2년 이내 매도의 경우 혜택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들고, 의무임대 기간 종료 이후 2년이 경과하면 세제혜택이 폐지된다.
민간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은 과거 문재인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정책 중 하나였다. 다주택자를 규제하면서도, 전월세 시장 안정 차원에서 다주택자에 퇴로를 열어준 것이다. 문재인 정부 국토교통부가 2017년 발표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의 전월세 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등록민간임대주택을 확충한다”는 목적을 내세웠다.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은 공짜가 아니었다. 주택임대사업자가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정부가 규정한 의무를 이행해야 했다. 2017~2018년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들에게 주어진 의무는 8년 임대 의무, 임대료 증액 5% 제한, 임대차계약 신고, 임대사업자 등록 및 관리, 임대의무기간 중 임의 매각 제한 등이었다.

이 씨는 “이재명 정부 세제개편안 적용 시기는 2017~2018년 진보 정권 의도에 맞춰 등록한 주택임대사업자 물량 말소 기한과 맞물린다. 의무 임대 기간 8년을 다 채우니 혜택을 치워버린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말을 듣고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던 사람들은 기다림 끝에 시세와 비슷한 임대료를 받을 수 있게 됐는데, 다시 세금 폭탄 최전선에 내몰리게 됐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부동산과 관련한 정부 정책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점은 오랫동안 느껴온 부분이지만, 혜택을 준다고 했던 부분에 대해 갑작스레 뒤통수를 때리는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하게 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도입돼 윤석열 정부 초기에 다듬어진 상생임대인 제도 역시 이재명 정부 세제개편안 직격타를 맞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상생임대인 제도를 도입했다. 상생임대인 제도 도입 취지는 명확했다. 임대료를 많이 올리지 않는 집주인에게 양도세상 실거주 혜택을 줘 임대료 상승을 억제한다는 것이 제도 도입 목적이었다. 이듬해 6월 윤석열 정부도 전셋값을 5% 이내로 인상하는 상생임대인에게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 요건을 면제해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상생임대차계약 기간이 2년 이상이고, 임차인도 변경 가능하며, 기존 9억 원 이하 물량을 대상으로 했던 상생임대 가격 제한을 전면 폐지했다.
이재명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상생임대 실거주요건 2년 면제는 여전히 가능하게 설정돼 있다. 그러나 양도 기한에 제한이 생겼다. 2026년 12월 31일 이전에 상생임대차계약이 종료될 경우 상생임대인은 2027년 12월 31일까지 주택을 처분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7년 1월 1일 이후에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는 경우에 상생임대인이 세제 혜택을 유지하려면, 계약 종료일로부터 1년 혹은 2029년 12월 31일까지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기존 상생임대인들에겐 양도 기한과 관련한 별도 제한이 없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안정을 꾀하려 세제를 개편한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과거 정책들과 연속성이 부재하고 곳곳에서 모순적인 사례들이 쏟아지는 현 상황에 대해선 상당한 우려를 하고 있다”며 “혜택이 순식간에 철퇴로 바뀌는 상황에 대해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서울과 수도권 신축 아파트 공급 절벽이 예고된 상황에서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다주택자 소유 물량을 일시적으로 시장에 내놓기 위한 ‘마른 수건 짜기’ 방식”이라며 “부동산 안정의 핵심 전제는 ‘전월세 안정’인데, 현재 세제개편안은 ‘영끌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월세 안정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부분은 더 큰 부동산 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