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두산로보틱스 실적이 2023년 IPO 당시 제시했던 실적 추정치와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여 당시 성장 전망의 현실성을 따져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2023년 IPO 당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6년 매출 4673억 원, 영업이익 1137억 원, 당기순이익 942억 원으로 예상됐다. 실제 올해 상반기 매출(329억 6900만 원)은 당시 제시된 연간 매출 전망치의 7.1%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흑자 전환을 전망했던 것과 달리 올해 상반기에는 219억 57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스가 흑자 전환 시점으로 제시한 2024년부터 실제로는 적자가 이어지며 전망과 현실의 괴리가 본격화됐다. IPO 당시 투자설명서 기준으로는 2024년 매출 1172억 원, 영업이익 37억 원, 순이익 55억 원을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매출 468억 3000만 원, 영업손실 412억 200만 원, 순손실 365억 6100만 원을 기록했다. 2025년에도 전망치인 매출 2642억 원, 영업이익 544억 원, 순이익 465억 원과 달리 실제 매출은 329억 7800만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 594억 7200만 원, 순손실 554억 9500만 원을 냈다.
실적 전망과 현실의 괴리가 주목되는 이유는 IPO 당시 예상 실적이 공모가를 정하는 데 직접 활용됐기 때문이다. 주관사단은 비교기업의 주가를 EPS(주당순이익)로 나눠 산출한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을 두산로보틱스의 추정 EPS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주당 평가가액을 산정했다.
이 과정에서 2026년 추정 순이익 942억 원을 2023년 당시 가치로 환산해 활용했고, 할인과 수요예측 등을 거쳐 최종 공모가는 2만 6000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현재처럼 순손실이 이어져 EPS가 음수인 상황에서는 같은 PER 방식으로 의미 있는 적정 주가를 산출하기 어렵다.

이 같은 가파른 성장을 뒷받침할 성장투자도 IPO 당시 계획보다 집행이 늦어지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IPO 당시 전체 공모자금 4212억 원 가운데 2850억 원을 AMR(자율이동로봇)·비전(시각 인식 기술)·AI 등 주변 기술 기업 인수와 스마트팩토리·로봇 솔루션 투자에 사용하고, 수원공장 증설과 제2공장 신설 등에 310억 원을 사용할 계획이었다. 특히 타법인 투자자금 2850억 원은 2025년까지 전액 집행할 계획이었다.
올해 6월 말까지 공모자금 가운데 실제 시설투자에 사용된 금액은 31억 4700만 원으로 전체 계획의 10.2%, 타법인 증권취득에는 794억 6600만 원으로 27.9%가 투입되는 데 그쳤다. 두산로보틱스는 2025년 원엑시아 인수 외에도 최근 퍼셉션 AI(로봇의 사물·환경 인식 기술) 전문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IPO 당시 계획했던 집행 일정과는 차이가 있다.
성장투자 집행률은 계획을 밑돈 반면 운영자금 사용은 당초 계획을 크게 웃돌았다. IPO 당시 운영자금으로 301억 원을 책정했지만 올해 6월 말 누적 사용액은 1024억 원으로 계획의 340.2%에 달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미집행 공모자금 1761억 원은 예·적금 등 금융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두산로보틱스를 향해 단기간에 흑자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서지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R&D(연구개발) 및 인프라 선투자로 인한 고정비 부담 탓에 단기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피인수 법인과의 시너지를 통해 전사 영업 적자 폭을 얼마나 빠르게 줄여갈지가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IPO 당시 전망과 실제 실적 간 격차는 고금리, 전쟁, 유럽 제조업 경기 침체, 미국 관세 불확실성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타법인 투자는 2023년 하반기 캐나다 모빌리티 업체 인수 무산으로 일정이 달라졌으며, 시설투자는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 조정으로 집행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자금 증가는 연구개발과 해외사업 투자를 당초보다 빠르게 확대했기 때문”이라며 “자체 매출이 약 1200억 원에 이르면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는 2028년 이후부터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