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1호 ‘민주당 전대 핵심 변수 보완수사권 논란’ 기사는 보완수사권이라는 중대한 이슈를 단순히 당권 장악을 위한 정치적 도구나 강성 지지층 결집용 슬로건으로만 다뤘다. 보완수사권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유 등은 없었다. 일요신문 지면 어디를 봐도 이런 내용은 없었다. 거대한 제도적 변화가 국민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냉정하게 따져 묻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1782호 ‘K팝 좋지만 한국은 싫어…새로운 혐한 왜 소셜미디어를 흔드나’는 동남아·브라질발 혐한 여론이 확산되는 현상을 통계와 엔터업계 관계자 발언을 통해 정리했다. 읽고 나서 “그래서 이게 왜 불거진 건가”라는 질문이 들었다. 기사는 이번 논쟁이 “지난 1월경”에 시작됐다고만 언급한다.
실제 발단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데이식스 콘서트에서 벌어진 팬덤 간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선 주로 여초 성향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설전에 참가했다. 동남아에서 한국의 성형·외모지상주의 문화를 집중 공격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싸움의 첫 단추가 어디서 끼워졌는지, 누가 싸웠는지 등이 빠져 있어서 현상의 겉만 훑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1783호 ‘가짜뉴스 근절법 핵심 쟁점’ 기사는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 변호사, 언론중재위원회 전문가,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세 명의 발언을 촘촘히 엮어 구성해 인상 깊었다. 다만, 기사 전체를 읽고 나서 공허한 느낌도 들었다. 이 법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당사자는 법조인이 아니라 언론인들인데, 정작 기자들의 목소리는 한국기자협회 성명문 한 줄로만 처리됐다. 일요신문은 탐사보도와 권력감시 기사를 주력으로 하는 매체인 만큼, 당사자 시각에서 한 번쯤 정면으로 다뤘어도 좋았을 것 같다.
#최강용(남·36·변호사)
1784호 ‘극심한 변동성 코스피 판 흔드는 3대 요인’ 기사는 반도체 실적 조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수급, 대외 변수라는 세 축을 골드만삭스·증권사 리포트 수치를 동원해 꼼꼼하게 정리한 점에서 완성도가 높았다. 주식 폭락이 단순한 펀더멘털 악화가 아니라 상품 구조에 의한 기계적 매도 연쇄였다는 점을 짚어낸 대목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3주 만에 9300에서 6800으로 27% 넘게 빠지는 동안 레버리지 ETF를 들고 있던 개인 투자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피해를 봤는지, 그 피해 규모와 현장 목소리가 빠져 있었다. 변동성 직격탄을 맞은 건 기관이 아니라 레버리지 ETF에 수천만 원씩 넣었던 개미들이다. 시장 구조 분석은 훌륭했는데, 그 구조에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빠진 기사는 절반짜리 보도에 머문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1785호 ‘자산 증식 수단 부동산 집중 깨지나’ 기사는 읽으면서 당혹스러웠다. 기사가 손에 들어온 시점, 코스피는 고점 대비 처참하게 무너져 있고 부동산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사는 “가계 자산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증시가 주택시장을 역전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한 달 전 데이터를 근거로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고 있다.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 나를 놀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기사가 인용한 한국은행 국민대차대조표는 2025년 말 기준 수치다. 코스피 9114를 찍었던 6월 22일 시총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지만 지금 증시는 그 고점에서 한참 내려앉은 상태다. 데이터의 시점과 독자가 기사를 읽는 시점 사이의 간극이 이렇게 크면, 아무리 수치가 정확해도 기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가 된다.
#정의진(여·46·프리랜서)
1781호부터 1785호까지의 일요신문은 AI 기술의 변화, 정치 현안, 사회 문제, 디지털 환경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이슈를 의미 있게 다루며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다. 단순히 사건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를 함께 짚어낸 기사들이 많아 공익성과 시사성을 동시에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1781호 칼럼 ‘배움을 외주 줄 수는 없다’는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였다.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간 지 오래고, 이제는 AI를 어떻게 잘 활용하면서도 인간의 사고력과 배움을 잃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깊은 공감을 주었다.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들이 AI를 윤리적으로 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다.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결국 배우고 판단하는 힘은 사람에게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하는 칼럼이었다.
1781호 ‘중앙선관위원 안건검토수당 내역 공개’ 단독 기사를 의미 있게 읽었다. 예산 집행의 적절성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안건 검토가 용도에 맞게 충실하게 이루어졌는지, 해당 수당이 공정한 선거 시스템 정착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까지 후속 보도가 이어진다면 독자들이 이 사안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의혹을 제기하는 것만큼 끝까지 확인하는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
1782호 텔레그램을 이용한 마약 이벤트가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을 노리고 있다는 기사가 기억에 남았다. 실제 청소년들이 마약을 접할 수 있는 경로가 생각보다 쉽고 이미 중독의 수준에 이르는 청소년들도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왜 이러한 범죄에 쉽게 노출되는지, 학교와 가정에서 어떤 예방 교육이 필요한지까지 함께 다루었다면 더욱 실질적인 도움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청소년들이 마약 위험에 빠졌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1781호 ‘국민연금 리밸런싱 파괴력 촉각’ 기사는 제목과 본문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목에서는 ‘74조 매도 폭탄’ ‘파괴력’을 언급하며 당장 증시가 무너질 것처럼 공포감을 조성했으나, 정작 본문은 “우려가 과장됐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낙관론으로 채워졌다. 코스피 폭락 주원인으로 연금 리밸런싱 우려를 지목해 놓고, 후반부에는 “연기금 수급은 등락의 큰 요인이 아니다”라는 해명을 실어 앞뒤가 맞지 않았다. 자본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한 기사였다고 판단된다.
1783호 ‘서울 주요 상권 위기의 자영업’ 기사는 종로·강남역·선릉역을 직접 돌며 자영업자 일곱 명의 목소리를 담아낸 현장 르포였다. 선릉역 오피스 상권에서 회식 문화 변화라는 구조적 요인을 포착한 내용은 단순한 경기 침체 보도와 차별화되는 시각이었다.
하지만 기사 전체를 읽고 나면 “많이 힘들다” “손님이 줄었다” “매출이 줄었다”는 말이 반복될 뿐, 실제 수치는 단 하나도 없다. 매출이 몇 퍼센트 줄었는지, 폐업률이 어떻게 변했는지, 원가율이 얼마나 올랐는지 등이 없이 인터뷰만 나열하면 독자로선 위기의 심각성이 잘 와닿지 않는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나 환율 수치는 꼼꼼히 제시하면서, 정작 자영업 위기를 보여주는 통계는 빠진 것은 아쉬웠다.
업종이 외식업에만 편중돼 있었던 것도 지적하고 싶다. 같은 상권 안에서도 희비가 갈리는 업종이 있을 텐데, 그 차이를 짚지 않으면 “자영업 전체가 위기”라는 결론이 다소 과도하게 읽힐 수 있다. 전문가 두 명의 코멘트 역시 원론적인 수준에 그쳐 현장에서 이미 나온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에 불과해 보였다. 발로 뛰었지만 데이터가 받쳐주지 않은 르포였다.
#김수자(여·47·생활지원사)
1781호 ‘경계선지능 아이들 손 내밀 곳 없는 교실’ 기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간 ‘경계선지능’을 가진 아이들이 교실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지 깊이 알지 못했다. 장애인 등록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초중고 학생 수 기준으로 무려 78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 ‘조금 늦된 아이’로 치부되던 아이들이 매일 일반 교실에서 “섬 같은 존재”로 소외당하는 현실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장애와 비장애라는 이분법적 복지 제도가 놓치고 있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언론 본연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1785호 ‘글로벌 노폰(No-Phone) 열풍 및 청소년 SNS 규제 보도’는 스마트폰 중독과 알고리즘 노출이 청소년의 정신건강 및 뇌 발달에 미치는 심각한 폐해를 전 세계적 흐름 속에서 다각도로 조명하여 매우 유익하게 읽었다. 호주와 프랑스의 강력한 법적 규제, 영국의 학부모 연대(SFC), 뉴욕 청소년들의 ‘디지털 러다이트 운동과 호주의 사례처럼 연령 인증의 허점과 빅테크 기업의 방관으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한계까지 정밀하게 포착해 낸 점은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러나 보도가 해외 사례를 열거하는 데 그치고, 대한민국 역시 실효성 있는 법적 규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깊이 있게 확장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 사회와 입법 기관에 강력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대한민국 청소년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법제화 및 교육 환경 조성을 촉구하는 후속 보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 주기를 기대한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