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무산 ‘머쓱’

주주들의 반대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된 것에 대해 증권사들은 대체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재무 부담을 회피했고 향후 합병을 재추진하더라도 주주들에게 더 호의적인 조건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삼성중공업이 고를 수 있는 대안 중 가장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단기 업황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재무 건정성 악화를 초래하면서까지 상대적으로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높게 형성된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삼성그룹의 사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었으나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반대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무산됐다. 이로써 삼성그룹이 구상한 중화학부문의 사업 재편에 제동이 걸렸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추진은 당초 시장에서도 의아하게 받아들여졌다. 양사의 시너지 효과에도 미심쩍은 시선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양사는 합병 추진이 오래 전부터 계획해왔던 것인 데다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강조하며 합병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주주 의사를 존중한다”면서 꼬리를 내렸다. 

임형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