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관용 전 의원 | ||
김지태씨는 수갑찬 손으로 강제적으로 날인하고 당시 자기 소유였던 <부산일보> 부산문화방송국 부일장학회를 뺏겼습니다. 당시 빼앗겼던 그 재산이, 모 회사에서 감정한 결과 1971년 시가로 50억원이었습니다. 지금 현재는 측정할 길이 없습니다. 이렇게 조성된 자금으로 만들어진 것이 5·16장학재단입니다. 남의 사유재산을 강탈하여 만든 이 재단이 계속해서 유지돼 왔다는 것도 문제지마는 다시 정수장학회라는 이름으로 개칭해서 오늘 이 시간까지 유지해 오면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으로 지난 16대 국회 때 국회의장을 지낸 박관용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국회 상임위에서 발언한 내용이다. 당시 김지태씨의 부일장학회가 박정희 정권에 의해 5·16장학회로 바뀌게 된 과정을 다소 거친 어조로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다소 거친 표현이 들어 있기는 했지만, 당시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삼화그룹 김지태 전 회장의 부일장학회가 박정희 정권에 의해 넘어간 과정을 국회 내에서 처음으로 폭로한 내용이었다.
최근 김씨의 유족들에 의해 다시 제기되고 있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현재 정수장학회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유보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94년 정수장학회 30년을 기념해서 발간된 책자에서 정수장학회측은 그 설립 배경에 대해 ‘창립 당시 우리나라의 장학제도는 미약하기 그지없는 형편에서 62년 각계의 성금과 기본재산 8천5백여만원을 가지고 설립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김석기 전 5·16장학회 간사는 이 책자에서 “5·16장학회는 밀수혐의로 군사재판에 구속 기소된 김지태 선생 내외분이 MBC와 부산일보사의 모든 주식과 부산MBC 주식 대부분 및 부산시 소재의 상당량의 군용지의 토지를 최고회의 박정희 의장에게 장학사업에 써달라고 기증한 것을 재단법인 5·16장학회로 발족시킨 것”이라며 “밀수혐의로 구속기소된 곤경을 면하려고 재산을 최고 권력자에게 기증하였다는 속설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5·16장학회가 태동되고 설립된 참된 동기는 김지태 선생의 부일장학회 설립 운영의 고귀한 장학정신과 박정희 의장이 본 재벌기업의 재산을 사회로 환원시켜 속죄의 기회를 주고 공명하게 사용케 한 데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