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은 국내 기생식물 분포특성 연구의 일부로 지난 3년간 제주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참나무겨우살이의 분포현황과 숙주특성에 대한 조사결과 이같이 발표했다.
참나무겨우살이는 30여 년 전 제주 서귀포시 일대 해발 100미터 이하의 저지대에만 드물게 분포하고 있었으나 이번 조사결과 해안가에서 해발 220미터 까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포 범위는 해발고도만 상승한 게 아니라 서귀포시 효돈천을 중심으로 동서방향으로 9킬로미터 정도로 넓게 확산 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식 밀도 또한 주요 분포지 1 헥타르 당 38.6 개체로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으며 계곡사면과 경작지 주변의 산림 내 수목뿐만 아니라 방풍수나 가로수에도 부착되어 자라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기생하는 나무의 종류는 활엽수로서는 구실잣밤나무를 포함한 참나무과에 속하는 대부분의 종류, 거의 모든 벚나무 종류, 침엽수로서는 삼나무와 비자나무 등으로 총 20종이었다.
높이가 8∼12미터 정도의 나무에 주로 부착하며 한 그루의 나무에 보통 2∼4개체가 자라지만 10개체 이상이 기생하기도 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참나무겨우살이가 이같이 빠르게 확산하는 원인으로 기생식물의 분포 중심지가 일본의 남부, 중국의 남부 등 동아시아의 아열대지역인 점으로 볼 때 제주지역의 빠른 온난화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참나무겨우살이는 꼬리겨우살이과에 속하는 상록성의 나무로서 크게 자라면 키 2미터, 굵기 6센티미터에 달해 국내 분포하는 기생식물 중에서는 가장 대형으로 알려져 있다.
참나무겨우살이는 주로 새에 의해 종자로 번식하는데 종자에는 강한 점성의 물질이 있어 나무줄기에 부착하기 쉽다.
현화자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는 “아열대성 기생식물인 참나무겨우살이가 온난화가 진행되면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경제성이 높은 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송기평 기자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