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부회장. | ||
정 부회장을 둘러싼 열애설 중 가장 그럴듯했던 소문은 2007년 12월경 각종 여성지에 실렸던 것이 대표적이다. 톱스타 K와의 결혼설 등 이전까지 있었던 열애설이 뜬구름 잡는 식의 루머였다면 당시 열애설은 당사자들의 인터뷰까지 곁들여 상당히 신빙성 있는 것처럼 비쳤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상대 여성에 대해 “정말 친한 친구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그는 공공연히 “재혼할 생각은 아직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취재 결과 최근 정 부회장은 과거 열애설의 상대인 한 아무개 씨(29)에게 공식적으로 청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지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정 부회장이 결혼식 일정까지 거론하고 있고, 심지어 신혼집을 짓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실질적인 오너로 자리매김하면서 경영에서도 안정감을 더하고 있는 정 부회장이 드디어 가정도 새롭게 꾸미는 것인가. 남몰래 키워온 정 부회장의 러브 스토리 속으로 들어가 봤다.
정용진 부회장의 열애설이 처음 불거지기 시작한 때는 당대 최고의 탤런트 고현정과 이혼한 지 5년여 만인 2007년 12월이다. 당시 일부 언론은 “정용진 부회장이 20대 여성과 열애 중이며 이태원 일대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당시 정 부회장의 ‘피앙세’로 지목된 인물은 1980년생 ‘띠 동갑’인 한 아무개 씨였다. 한 씨는 대한항공에서 평사원 출신으로 부사장까지 역임한 한 아무개 고문의 맏딸로 외국 대학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엘리트 유학파로 알려졌다.
신장 165㎝, 마른 체구에 상당한 미인으로 알려진 한 씨는 2003년 5월 스물네 살의 꽃다운 나이에 결혼했으나 3년여 만인 2006년 12월 이혼한 뒤 지금껏 ‘솔로’로 지내고 있다.
정 부회장과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당시 한 씨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귀는 사이가 아니다. 음악회를 다니는 모임을 통해 알게 돼 공연을 몇 번 같이 보러 갔을 뿐인데 열애설이 난 것”이라며 교제 사실을 부인했다.
정 부회장도 2008년 4월 중국에서 열린 이마트 11호 오픈 기념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이 열애설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자 “그 사람과 실제로 매우 친한 사이지만 결혼설은 사실이 아니다. 결혼할 생각이 있다면 이렇게 시간을 끌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재혼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 이후 정 부회장과 한 씨의 열애설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최근 <일요신문> 취재결과 당사자들의 부인과는 달리, 정 부회장은 약 두 달 전인 2009년 10월 초 한 씨에게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 정용진 부회장이 프러포즈한 장소로 알려진 압구정동 한 음식점. 정 부회장은 지난 10월 이곳을 통째로 빌려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박은숙 기자 | ||
지인들에 따르면 10월 2일 정 부회장은 이 가게를 몇 시간 동안 통째로 임대해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당시 그 자리에 초대된 인원은 대략 15명이었다고 한다. A 씨는 “정 부회장이 직접 한 씨의 생일을 앞두고 파티를 해 준다는 명목으로 깜짝 청혼을 할 계획이라 전했고, 일부 지인들이 앞장서서 이벤트를 준비해 줬다”고 전했다.
이벤트에 참석한 지인들에는 M사 부회장 등 재계 유명인사도 일부 섞여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정 부회장과 자동차, 클래식 동호회 등으로 만난 나름대로 탄탄한 기업체를 운영하는 능력있는 인사들이다.
이날 프러포즈에는 가게 임대비, 음식값 등을 합쳐 총 400만 원가량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준비한 장미꽃만 100만 원 상당이었다고 참석한 지인은 전했다. 물론 이날 한 씨에게 줄 선물은 따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내역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프러포즈 자체는 비교적 조촐하게 이뤄져 일반인들이 예상하는 호화이벤트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식사 중간에 직접 촬영한 동영상, 한 씨와 함께 찍었던 사진 등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정식 청혼을 했다고 한다.
당시 자리에 참석했다는 한 지인은 “당일 프러포즈는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한 씨 역시 그 자리에서 정 부회장의 청혼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청혼 사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정 부회장과 한 씨의 만남 과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커플의 만남에는 모 중소기업체 사장 B 씨가 큰 역할을 했다.
정 부회장의 한 지인은 “정 부회장과 B 씨는 이전부터 모임에서 가장 친한 사이였다”며 “애초에 정 부회장과 한 씨의 ‘러브라인’이 형성된 것도 모두 B 씨 덕분”이라고 귀띔해줬다.
이 지인에 따르면 B 씨는 몇 해 전부터 고아들을 위한 봉사단체인 G 선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해 왔는데 한 씨의 가족들도 모두 이 선교단체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 실제로 한 씨의 어머니는 현재 G 선교회의 한국지부 대표를 맡고 있고, 아버지는 이 단체의 서울지부 지부장이다. 또 한 씨 역시 부모를 도와 이 단체에서 몇 년간 봉사활동을 해 왔다.
B 씨는 선교회 봉사활동을 통해 알게 된 한 씨를 정 부회장에게 소개해줬다고 한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 탓에 가족들 역시 정 부회장과 한 씨의 교제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열애설 보도 이후 그동안 두 사람의 관계를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었지만 정 부회장이 한 씨에게 대학 학비를 지원해준 사실을 알고부터는 정 부회장에 대해 상당히 고마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와 함께 이태원 일대에서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씨는 2009년 초 서울에 위치한 한 여자대학교 음대에 입학했다. 앞서의 지인은 “한 씨가 대학교에 입학할 때 정 부회장이 금전적인 지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 씨도 가게를 운영하는 등 어려운 형편은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인 도움 차원으로 볼 순 없고 애정의 표현으로 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정 부회장이 벌써부터 한 씨의 뒷바라지에 나설 정도로 깊은 관계로까지 발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게 이 지인의 귀띔이다.
정 부회장이 한 씨에게 프러포즈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제 관심은 두 사람이 언제쯤 결혼식을 올릴 것이냐에 집중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지인들은 한결같이 두 사람의 재혼 시기에 대해 “늦어도 올 9월쯤에는 식을 올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신혼집 만드나 신세계건설이 분당에 비공개로 짓고 있는 정 부회장의 개인주택. 신혼집으로 활용될지 주목되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
정 부회장의 한 지인은 이 집에 대해 “아직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혼집으로 사용하기 위해 짓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인은 “(그 집의) 입주 시기에 맞춰 결혼할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 부회장과 한 씨는 결혼과 관련, 공식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다. 기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한 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세계 측에서도 “정 부회장의 사적인 부분까지는 알 수 없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가까운 지인들만 이 두 사람을 대신해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며 “둘 사이의 결혼은 2010년 이뤄질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일부 지인들 사이에서는 “지인들과 친지들만 초대해서 조촐하게 하지 않겠느냐”며 결혼식에 대한 얘기마저 오가고 있다.
당대 최고의 탤런트와 결혼, 그리고 이혼으로 큰 주목을 끌었던 정 부회장. 또 그의 새로운 피앙새로 청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한 아무개 씨. 과연 이 두 사람의 남다른 인연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자못 궁금하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