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유비스병원 김기봉 부장
겨울철 낙상사고는 대체로 빙판길이나 눈길에서 발생한다. 실제로 현대유비스병원이 겨울철 낙상사고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야외에서 사고를 당한 경우가 222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88명이 집 안에서 낙상사고를 당했다고 답했으며 장소는 화장실이 78명으로 가장 많았다. 낙상사고로 인해 가장 많이 부상을 당하는 부위는 손이 180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리 72명, 고관절 42명 순이다.
손목 골절은 사람이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으로 바닥을 짚게 되는데 이때 체중이 손목에 전달되면서 손목뼈에 발생하는 골절이다. 다리 골절은 넘어지면서 발을 비끗하거나 심한 경우 부러지기도 한다. 고관절 골절은 엉덩이와 허벅지를 연결하는 고관절에 발생하는 골절 형태인데 나이가 들어 골다공증이 심한 노인의 경우에는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진다.
김기봉 진료부장은 “겨울철 특히 노인들의 경우 활동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더욱 크게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다”며 “환경적으로 미끄러운 바닥, 장애물, 어두운 조명 등과 함께 신체적으로 어지러움, 퇴행성관절염 등으로 인한 낙상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낙상 후 전문병원 찾는 게 우선
일단 낙상으로 골절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으로 이송,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대부분의 관절골절은 일반 X-Ray촬영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나 골절의 변형이 적은 경우에는 CT, MRI 등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낙상사고 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120명으로 ‘전문병원에서 진료를 받는다’는 108명 보다 많아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기봉 부장은 “낙상사고를 방치할 경우 관절염으로 진행되거나 심하면 관절 변형을 초래한다”며 “노인 골절 사고는 자칫 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낙상 등으로 부상이 발생했다면 우선 냉찜질로 부상부위의 통증과 출혈을 가라 앉혀 주는 것이 급선무다. 온찜질은 냉찜질로 응급처치를 한 후 약 2~3일 정도가 지나 통증과 출혈, 붓기가 가라앉은 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냉찜질은 손상부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출혈을 감소시키며 손상된 근육이나 관절, 인대에 마취효과가 있어 통증을 덜어 줄 수 있기 때문에 냉찜질이 선행돼야 한다.
◇겨울철 낙상 예방법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먼저 낙상을 일으키게 하는 주위 환경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움직임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지나치게 둔한 옷은 피한다. 외출 시 춥다고 손을 주머니에 넣는 것도 좋지 않다. 장갑을 끼고 바닥에 미끄럼 방지가 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운동화 끈을 길게 하거나 바지가 너무 길면 계절과 관계없이 쉽게 넘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고, 여성의 경우 너무 높은 굽은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피한다.
미끄러운 곳을 걸을 때는 평소보다 보폭을 10~20% 줄여서 걷고, 노인들은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고르지 못한 길, 빙판길을 걸을 때는 지팡이를 이용한다.
실내에서는 화장실 바닥이 미끄러우면 노인 뿐 아니라 가족 모두 위험할 수 있으므로, 미끄럽지 않은 실내화나 깔개를 준비하는 것은 좋다. 이 밖에도 변기나 욕조 옆에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겨울철 운동 또한 필수다. 운동하는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장애물에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낙상 위험성이 낮아진다. 낙상 예방을 위해선 평형감각과 하지 균형기능을 증가하는 운동이 도움 된다. 자전거타기, 수영, 걷기 등을 통해 지구력 강화운동을 하고 벽에 서서 두 팔로 벽 밀기 등 근력운동도 좋다. 운동은 보통 주 3회 이상 30분 정도 실시하는 것이 좋으며 몸에서 운동으로 인한 저항이 느껴지거나 약간 불편할 때까지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울러 우유, 멸치 등 칼슘이 많아 뼈를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