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먼저 그들이 왜 미국으로 오고 싶어 하는지를 알고 싶다. 돈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큰 무대에서 야구를 하고 싶어서인지를. 메이저리그에서 바라보는 한국 야구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우리 팀 코치에게 물어보니까 한국 야구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그 얘기를 듣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코치 말에 의하면 한국은 1선발 외에는 남은 선발들은 5선발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게 한국 야구의 현실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한국 투수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류현진은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특별한 케이스다. 현진이는 한국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김광현, 양현종은 꾸준함과는 거리가 있다고 본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그런 걸 모를 리가 없다. 그로 인해 포스팅비가 200만 달러 또는 200만 달러가 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추신수는 다른 사람보다 양현종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다.
“소속팀의 입장과 선수의 입장이 다르면 결국엔 구단의 입장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게 선수이다. 광현이는 샌디에이고와 어떤 내용으로 계약을 진행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없지만, 현종이는 연봉 협상도 하지 않고 포기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텍사스 구단 관계자에 의하면 양현종의 포스팅에 참여했다는 얘길 하더라. 물론 우리 팀이 최종 낙찰된 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먼저 포기하지 말고 연봉 협상에 나서 메이저리그 잔류 보장만 받았어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추신수는 강정호에 대해선 높은 기대를 갖고 있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 당시 강정호는 추신수의 룸메이트이기도 했다.
“정호는 잘할 것 같다. 일본 투수가 한국보다 좋은 대우를 받지만, 타자들은 조금 다르다. 일본 타자들은 중심 이동을 해서 맞히는 편이라면 박병호, 나성범, 강정호 등은 삼진을 당해도 미국 선수들처럼 중심 이동 없이 스윙을 한다. 그렇게 할 경우 메이저리그에선 성공 가능성이 높다. 정호가 포스팅에서 어떤 결과를 받을지는 모르지만,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충분히 잘해 낼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기대가 높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