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서는 CJ의 사업구조 개편과 이재현 회장의 지분 증여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선호 씨의 계열사 지분 확대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이재현 회장의 건강이 심각하고 대법원까지 간 재판 결과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위기를 느낀 이 회장이 후계 승계를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최근 경제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가석방 논의에 불이 지펴지면서 이재현 회장도 대상자 중 한 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기대 난망’이다. 아직 재판 중이라 가석방 요건을 채우지 못했을 뿐더러 설사 이 회장이 가석방된다 해도 건강을 고려하면 당장 경영 일선에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는 까닭에서다.
문제는 CJ가 후계 승계 작업을 거의 해놓지 못한 상태라는 점. 선호 씨는 현재 그룹 지주회사인 ㈜CJ 지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 CJ제일제당 등 그룹 대표 계열사들의 지분도 없다. 나이가 어리고 직급도 CJ제일제당 사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회장의 경영 복귀가 힘들어진다면 곤란한 지경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일각에서 새해 CJ의 후계 승계 작업이 숨 가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김 부장은 2009년 동부제철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1월 동부팜한농으로 자리를 옮겼다. 1975년생인 김 부장은 새해 만 40세다. 다른 재벌 2·3세들과 비교하면 부장이라는 직급이 어울리지 않는 나이다. 동부그룹은 정기 인사 없이 수시 인사를 단행한다. 새해 김 부장의 임원 승진도 예상해볼 수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은 김남호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맞서고 있다. 유동성 위기 타개책으로 채권단은 동부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을 요구했고, 구체적으로는 김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을 지목했다. 그러나 동부는 이를 거절, 제조 계열사들에 대한 경영권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금융 계열사 경영권만은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재계 관계자는 “동부는 언제라도 후계 승계가 가능할 만큼 철저히 준비해왔다”면서 “새해에 동부 후계자가 어떤 모습으로 부상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