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북한이 태국 업체를 통해 수입하려 했던 문제의 시안화나트륨은 국내 모 화학업체가 생산, 태국 업체에 수출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했던 일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수입을 담당한 ‘조선금강무역’측이 수입 협상 과정에서 ‘금속 처리에 필요하다’고 구입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되어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6월 이 문제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자원부 전략물자실 관계자는 “6월에 수사 의뢰한 이 문제에 대해 지난 9월2일 검찰로부터 ‘혐의없음’이란 통보를 받았다”며 “당시 고발한 이유는 문제의 시안화나트륨의 최종 종착지가 북한인 것을 국내 생산 기업이 알았는가가 아니고 수출 서류 위조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업체는 시안화나트륨이 북한으로 가는지 전혀 몰랐을 것이다. 만약 알고도 수출을 했다면 문제가 커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시안화나트륨은 무색의 독성이 강한 액체 또는 기체인 시안화수소(청산)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전략물자로 알려진 물질. 시안화수소는 화학무기용으로도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시안화나트륨은 전략물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출허가가 필요하다. 검찰이 ‘혐의 없음’이란 판단을 한 것은 ‘문제는 있지만 고발을 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우리나라는 시안화나트륨 생산에서 세계 5위안에 드는 수출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내부에서 이 문제에 대해 반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미국측이 우리 정부측에 모종의 항의를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은 이번 사건이 일어났던 지난 5월 “독일의 모 회사가 수출계약을 체결한 시안화나트륨 약 30t의 공식 수입처가 싱가포르 무역회사로 되어 있으나 실제는 북한으로 갈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국은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독일 정보 당국에 화물 반출 중단을 요청했다. 시안화나트륨은 일반적으로 금속 가공 공정에 사용하지만 치명적 신경가스인 ‘타분’의 생산에도 전용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