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출근 중인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시청 청소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에 대한 화답의 표시로 장미꽃과 보라색 편지를 전달했다. <사진제공=광주시>
[일요신문] “이제야 눈높이를 같이 할 자신감 생깁니다”
6일 오전 광주시청사 1층 시민홀 입구, 시청사 청소용역 근로자 30여명이 장미꽃 한 송이씩을 손에 들고, 윤 시장을 맞았다.
이들은 윤 시장이 들어서자 장미꽃과 감사편지를 건네며 “시장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를 연신 외쳤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처우 개선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격한 투쟁도 불사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의 풍경이었다.
이는 전날 광주시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으로 1차 정규직 전환 대상자인 시청 청소 노동자들이 장미와 보라색 편지 한 통으로 시장에게 화답한 것이다.
을미년 새해 첫 결재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에 서명한 윤장현 광주시장으로선 을미년 새해 첫 출근길에 값진 선물을 받은 셈이다.
이매순 공공운수노조 광주시청지회장(56)은 편지를 통해 “두 아이를 기르며 구 시청에서 청소를 시작해 10년여 동안 남모르게 눈물도 많이 흘렸다”며 “이제야 모든 사람들과 눈높이를 같이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령처럼 일하고 있는 많은 근로자들이 이제는 한솥밥을 먹는 광주시청의 식구로 인격적으로 동등한 존중을 받으며 일하고 싶다”며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시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다른 근로자 홍 모씨는 “우리처럼 맨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시장실 문턱이 높아만 보였는데, 우리에게도 이런 좋은 날이 올지 몰랐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마음모아 돕겠다”고 밝혔다.
편지를 읽어 내려가던 윤 시장은 “여러분은 맨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제 그런 생각을 버리셔도 된다”며 “이런 발표를 할 수 있게 된 저도 여러분들만큼 기쁘다. 약속을 실천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광주시는 5일 오는 2017년까지 공공부문의 간접고용 용역근로자 896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