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화건염, 꾸준히 증가…중년 여성에 발생 빈번
어깨를 움직이게 하는 힘줄인 회전근개에 칼슘이 돌처럼 쌓여 통증이 심하고 어깨를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점차 줄어들게 되는 석회화건염은 최근 5년 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09년 6만2186명이던 환자가 2013년 9만6636명으로 1.6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어깨 질환 중에서는 오십견, 회전근개질환 다음으로 많다.
연세견우병원 문홍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석회화건염은 오십견이나 회전근개질환 보다는 환자가 적지만 통증이 가장 심해 한밤중에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나이와 상관없이 생길 수 있지만 발생 빈도로 볼 때 중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회화건염의 통증이 심한 이유는 석회가 녹는 과정 중이 일어나는 염증 반응 때문이다. 석회화건염은 생성기와 유지기, 흡수기로 나뉘는데 돌이 생성되는 시기에는 간혹 어깨가 뻐근한 정도로 통증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돌이 커지는 유지기부터 통증도 심해지고 팔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통증이 가장 심해지는 시기는 돌이 녹는 단계다. 이 시기에는 힘줄 내 세포들이 석회를 이물질로 인식해 녹이는 과정에서 주변에 강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 통증이 생긴다. 팔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쑤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고 누우면 통증이 더 심해져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이렇듯 통증이 커 화학종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석회화건염은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어깨 힘줄 부위의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을 때 생기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체외충격파로 석회 흡수 촉진…심하면 관절 내시경 수술 필요
다행히 석회화건염은 진단과 치료가 쉬운 편이다. MRI나 CT와 같은 정밀 검사 없이 X레이 촬영 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다. X레이 검사를 하면 어깨 힘줄 부분에 하얀 돌 모양의 석회가 나타난다. 석회화건염은 수술하지 않고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 치료로 대부분 호전된다. 석회 크기가 작거나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체외충격파치료 등으로 호전된다. 약물이나 주사치료는 석회로 인한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체외충격파는 석회가 있는 부위에 충격파를 가함으로써 혈류량을 늘려 석회 흡수를 촉진한다. 또 신경세포 활동이 줄어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도 있다. 체외충격파는 어깨 질환 중에서도 석회화건염 치료 효과가 가장 우수하며 최근 여러 연구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비수술 치료에도 낫지 않거나 석회크기가 클 때는 관절내시경 수술로 석회와 염증 부위를 직접 제거한다.
문홍교 원장은 “석회화건염을 방치하면 어깨를 서서히 안 쓰게 돼 오십견까지 생기는 환자도 있다”며 “여러 어깨 질환이 겹치면 치료가 까다롭고 그만큼 환자가 더 힘들게 되므로 통증이 있다면 참지 말고 정확한 병원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석회화건염은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아 예방이 쉽지 않다. 대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생길 수 있으므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지나친 음주나 흡연을 피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해야 한다. 어깨를 앞뒤로 둥글게 회전시키는 스트레칭으로 관절과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석회화건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