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속사 렛츠 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10월28일 “소속 탤런트 김성택이 자신의 매니저 변상필씨와 함께 소속사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행동해 왔고 이를 조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 결국 고소장을 접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성택과 그의 매니저 변상필씨는 “그간 소속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등 계약 위반은 소속사가 먼저 저질렀다”며 강하게 반발, 맞대응하고 있다.
과연 무슨 내막이 이런 사태를 불러왔을까? 김성택의 전 소속사 박종혁 대표는 “김성택 쪽에서 정체불명의 남자를 개입시켜 우리를 자극했다”며 ‘해결사 개입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박 대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 한 남자로부터 자신의 휴대폰으로 연락이 왔다고 한다. 박 대표는 “그 남자가 자신을 김성택의 사촌 형이라 소개했지만 김성택에게는 사촌 형이 없다. 대리인임을 자칭한 그는 내게 만나서 김성택 관련 문제를 풀어보자고 제의했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남자를 만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판단,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 MBC드라마 <인어아가씨>에 장서희와 함께남녀 주인공 으로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김성택이 전 소속사와 분쟁에 휘말렸다. | ||
그간 양측은 내용증명을 두세 차례 보내며 공방을 벌여 왔지만 이처럼 법적으로 비화될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서로 오해와 갈등의 폭을 좁히며 조용히 마무리되는 진정 국면이었던 것. 그런데 낯선 전화를 받고 난 박 대표의 태도가 돌변했다.
그는 “김성택과 알게 된 건 얼마 안되지만 한때나마 술자리를 가지며 서로 잘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는데 이렇게 되고 나니 배신감이 치민다”며 분개했다.
김성택과 박종혁 대표가 처음 만난 건 지난 4월께. 당시 그는 연극배우 시절부터 형 동생처럼 지냈던 매니저 변상필씨와 함께 렛츠 코리아 엔터테인먼트로 합류하며, 당시 투자자였던 박씨와 안면을 텄다. 당시 대표는 조아무개씨였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직, 투자자로 있던 박씨가 새로운 대표로 부임하게 된 것.
박 대표는 아예 회사 이름을 렛츠 엔터테인먼트로 바꾼 뒤 새롭게 회사를 출범시켰다. 당시 렛츠와 맺은 김성택의 계약 조건은 ‘5년 전속에 계약금 1천만원, 수익배분은 5:5, 차량과 코디네이터 등 진행비 일체를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변상필씨는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차량은 김성택 본인의 것이었고 각종 진행비 청구 영수증도 전혀 결제되지 않았었다”고 주장하며 억울해하고 있다. 변씨는 “모두 내 호주머니 돈을 털어가며 코디 월급과 진행비를 썼다. 또 김성택을 <인어아가씨>에 투입한 것을 비롯해 각종 CF 계약도 모두 내가 발벗고 뛰어다니며 성사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렛츠 엔터테인먼트 박종혁 대표도 이 부분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그는 “나보다 먼저 대표를 맡았던 조아무개씨가 김성택에 대한 지원에 인색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대표이사로 온 8월부턴 김성택의 쌓인 불만을 대폭 수용, 아낌없이 지원하려고 노력했다. 심지어는 ‘하이마트’ CF 계약금 3천만원도 5:5로 나누지 않고 모두 가져가라고 하는 등 적극 배려했다”고 말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는 김성택을 위해 밴을 사주겠다고 제의했지만 왠지 변씨가 이런 제안을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박 대표는 김성택의 인기가 가파르게 오르자 변씨의 주장대로 계약기간을 2년으로 줄이고 수익배분도 5:5에서 7(김성택):3(소속사)으로 재조정할 뜻이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협상은 계속 결렬되곤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변씨가 어떤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계약을 파기하고 나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려고 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도 변씨가 주겠다는 위약금 3천만원을 일부러 안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변씨는 “소속 연기자가 계약 내용에 불만을 품고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법적으로 정해진 위약금을 정당하게 물고 나오겠다는데 이를 안 받겠다는 건 또 무슨 의도인가. 결국 우리를 끝까지 괴롭히겠다는 저의 아니냐”며 맞받아쳤다.
박 대표는 계약 부분에 대해서도 김성택의 주장을 반박하며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현재 김성택은 2001년 7월 변상필씨와 계약을 했을 뿐 렛츠 엔터테인먼트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엄연히 변씨가 렛츠 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서에 자필 사인을 한 만큼 법적 효력이 있다는 근거다.
김성택의 CF 출연료도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그가 출연한 ‘하이마트’ 계약금은 렛츠 엔터테인먼트로 입금됐지만 ‘에이스’ 침대와 모 골프업체 CF 출연료는 변씨 통장으로 입금되고 있다는 것. 렛츠 엔터테인먼트 측은 이 부분이 횡령에 해당되는지 법적 검토 중이다.
해결사의 정체는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한 낯선 남자의 전화 한 통이 결국 김성택을 힘들게 하는 도화선이 된 것만은 사실이다. <인어아가씨> 김성택이 데뷔 후 닥친 첫 시련을 어떻게 뛰어넘을지 궁금하다.
김범석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