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와 전주·익산·정읍 등 3개 시의회 의원들이 19일 KTX시승식을 거부하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항의의 강도를 높였다. <전북도의회 제공>
[일요신문] 호남고속철도(KTX)의 다음달 2일 개통을 앞두고 속도와 요금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의회와 전주·익산·정읍 등 3개 시의회 의원들이 19일 KTX시승식을 거부하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항의의 강도를 높였다.
전북도의회와 전주·익산·정읍시의회 의원 5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익산역 앞에서 ‘호남KTX 요금과 속도개선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김광수 도의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북 도민들은 호남KTX가 개통되면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10년을 기다려왔다”며 “그러나 경부선에 비해 요금이 10% 가량 비싸고, 운행소요시간도 당초 코레일의 홍보와 달리 용산~익산구간을 운행하는 하루 48편의 열차 중 66분 내에 주행하는 열차는 단 1편뿐이어서 정부에 속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또한 지난 2005년 호남인들이 요구한 충남 천안이 아닌 충북 오송으로 분기역을 설정하면서 늘어난 19㎞구간에 대해서도 ‘추가요금이 없도록 하겠다’던 약속을 파기하고 3천100원을 슬그머니 호남선 승객들에게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만약 정부가 이 구간에 대한 요금징수를 고집한다면 이는 정부가 2005년 당시에 오송역을 관철시키기 위해 거짓말로 호남인들을 유혹하고 기만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박현규 전주시의회의장·조규대 익산시의회의장·우천규 정읍시의회의장은 “호남선과 경부선KTX 상.하행선이 모두 운행하는 용산(서울)~광명~천안·아산~오송 구간의 정차율을 보면 호남선의 비율이 17%나 높다”며 “특히 하행선의 경우 광명, 천안·아산, 오송역 3곳 모두를 정차하는 열차가 경부선은 7.8%에 불과한 반면 호남선은 25%나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국 코레일이 호남인들과는 별 관계도 없는 이곳 주민들을 위해 호남KTX열차를 집중 정차시키는 지역 차별적 요소를 개입시킴으로써 호남고속철이 느려지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북도의회와 전주·익산·정읍시의회는 ▲호남선의 운행요금이 경부선보다 비싼 이유와 산정근거 공개 ▲호남분기역 선정당시 추가요금 부담 없도록 하겠다던 호남인과의 약속 이행 ▲호남선 열차가 애초 약속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운행계획을 즉각 수정할 것을 정부와 코레일측에 요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전북 지방의원들은 이날 오후 1시40분 익산역을 탑승해 오송역까지 가는‘KTX사전 시승식’행사에는 책정 요금과 속도에 대한 항의 표시로 불참했다.
전북도의회는 23일에는 광주·전남도의회와 함께 코레일과 국토교통부를 항의 방문해 호남KTX가 비싼 저속철로 전락한데 따른 호남인들의 성난 민심을 전달하고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