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세탁기 광고에 출연한 톱스타 고소영이 다채로운 표정 을 연출하고 있다. | ||
드라마에서도,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한국 최고의 톱 여배우들. 결혼한 것도, 은퇴한 것도, 유학간 것도 아닌데 두문불출인 이들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CF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신문에서 TV에서 버스정류장에서 전단지에서조차 종일 보는 그녀들을 본업인 연기자로서 보는 건 언제쯤?
지난 한해 고소영은 확실한 광고계의 여왕으로 군림했다. 하반기 3개월 동안만 무려 11억5천만원 어치의 광고수입을 올린 것이다. 지난해 8월에는 여성 속옷 브랜드인 비너스와 1년 가전속으로 4억원에 계약했고, 하이트맥주와 1년 전속모델 계약을 하며 5억여 원의 최고 대우를 받았다.
또한 그동안 변정수•변은정 자매가 모델로 활동한 LG 드럼세탁기 ‘트롬‘의 새 광고모델로 발탁돼 6개월 동안 전속으로 2억5천만원의 모델료를 받았다. 광고계 최고 수준의 대우다. 이로써 고소영은 지난 3개월 동안 광고계약만으로 11억5천만원의 엄청난 수입을 올린 셈이다.
고소영이 CF계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은 도시적이며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CF를 선별해서 하기 때문에 겹치지 않는 등 관리도 잘 하기 때문.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출연이 뜸해도 CF에서의 인기도는 조금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 그녀도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영화 <이중간첩>의 촬영을 모두 끝내고 후반작업도 완전히 마친 상태. 지난 2000년 겨울 개봉한 <하루> 이후 2년만의 영화라 본인이나 기다리는 사람이나 긴장상태다.
차기작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니 만큼 당장은 <이중간첩>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고 드라마도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할 생각이지만 당장 마땅한 작품은 없다. ‘CF만 고수한다는 비난을 듣더라도 급하게 작품을 서두를 생각은 없다. 마땅한 작품이 없는데도 작품을 결정하는 건 바보짓’이란 게 고소영이 강조해온 말이라고.
▲ 이영애(왼쪽), 김남주 | ||
김남주 역시 지난 2001년 드라마 <그여자네 집> 이후 드라마도 영화도 하고 있지 않다. 마찬가지로 마음에 맞고 잘 어울리고 잘 해낼 수 있는 작품이 들어오기까지 무리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영화에 대한 욕심이 크긴 한데 처음 했던 <아이 러브 유>가 기대 이하의 반응이라 차기작 선정이 더욱 조심스럽다고.
김남주의 기획사는 “확실하진 않지만 상반기 중에 광고 외에 작품을 선택할 거다. 그때 좋은 소식 전하겠다”고 한다. 가장 오리무중인 여배우는 이영애. 지지난해 영화 <봄날은 간다>가 생각보다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활동중단 상태다.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으나 작품에 대한 평이 좋아 시나리오는 계속 쌓이고 있으나 마땅한 작품은 찾지 못했다. 다작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출연작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고 있던 그녀로선 여태까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바란다고 한다.
그러나 들어오는 제안은 지금까지 광고에서 보여지는 우아하고 세련되고 지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오는 역할이 대부분이라 굳이 선택할 필요성은 못 느낀다고.
그러나 이내 마약연루설은 전혀 근거없음이 밝혀졌고, 광고 역시 그녀 대신 내세운 카드들이 효과가 신통치 않아 ‘이영애의 광고 파워’만 돋보였다. CF로만 볼 수 있는 이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인터뷰하기도 어렵단 점이다. 출연한 영화가 개봉하면 영화사에서는 출연배우들을 동원한 홍보에 나서는데, 고소영과 이영애는 호락호락하지 않아 영화사를 난감케 하기도 했다.
이영애는 ‘꼭 해야할 것, 영화사를 배려한 것, 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기준이 있어 영화사와 절충하는 편이고, 고소영은 ‘톱스타로서’ 매체를 선별한 인터뷰를 하는 것을 영화사인 ‘쿠앤필름’ 측에서 이해하는 입장.
‘CF전문배우’란 비판을 듣는 톱스타들. 나름대로 사정이 있음을 내세우고 있지만 어쨌든 정상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본래 영역인 ‘연기’에서 인정받아야만 가능하다. ‘잘 할 수 있는 좋은 역을 위해 기다렸다’는 본인들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가는 뚜껑이 열리면 알게 될 것이다.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