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그런데 심상찮다. 처음부터 목욕장면이 등장한다. 사극이라는 것도 의외다 싶었는데 첫 회(22일 방영)부터 여배우들이 모두들 꺼리는 목욕신이라니. 과감하다고 해야 하나. ‘핑클의 막내’ 성유리에 대해 내심 가져왔던 선입견을 버려야 할 것 같았다.
SBS <천년지애>에서 성유리는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물론 지난해 방영된 병영드라마 <막상막하>에서도 주연을 맡았었지만 그건 4부작 단막극이었다. 연기자로서는 이번이 본격적인 무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사극’이다. 복장부터가 부담스럽고 연기의 색깔도 달라야 하는 것. 그 또래의 배우들이 흔히 출연하는 시트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소화해내야 한다.
“사극을 택하기까지 사실 부담이 컸어요. 그런데 다행히 정통 사극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이에요. 역사성보다는 멜로와 코믹한 요소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어요. 감독님도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연기하라고 하시더라구요.”
목욕장면뿐만이 아니란다. 이번에 성유리는 베드신과 키스신까지 모두 선보인다고. “남성팬들의 원성이 대단하겠다”고 하자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있던 팬들 다 떨어져나가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며 웃었다.
“베드신에 대해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사실 요즘 성유리에게는 시나리오 제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상황. 그렇기에 더 궁금한 터였다.
“(시나리오들을 보면) 가수 역할도 있고 엽기적이거나 특이한 역이 많아요. 아참, 동성애자 역도 있었어요. 음. 베드신요? 제가 하면 안어울리지 않을까요.”(웃음)
“예쁘다”는 말에 성유리는 쑥스러운 듯 웃음을 보였다. 자신이 생각하는 장점은 ‘착해 보이는 이미지’. 그렇담 콤플렉스는? “사실 너무 많아요. 어딘지는 비밀이에요.”
성유리의 안티팬들의 상당수는 “너무 이쁜 척한다”며 성유리를 꼬집는다. 그래서 “공주병이 있을 것 같다”고 물어보았다. 성유리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그렇게들 보시는데 실은 안그렇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강호동은 얼마 전 성유리에게 자신이 진행하는 <강호동의 천생연분>에 출연하라고 제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성유리는 “그런 데 나가면 너무 쑥스러울 것 같아” 거절했다고 한다.
성유리가 이상형으로 꼽고 있는 스타일은 바로 정우성. 그런데 설명이 이어졌다. “외모는 정우성씨고 연기는 이병헌씨, 가수 윤도현씨 같은 타입도 좋아해요.”
최근 한 여성은 그럴듯한 근거를 제시하며 성유리가 성형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성유리가 이번 사극에서 맡은 역할 때문에 앞머리를 올려야 하는데 이마가 예쁘지 않아 수술을 받았다’는 것.
데뷔 때부터 앞머리를 내린 스타일을 지켜 오던 성유리는 실제로 이번에 앞머리를 뒤로 넘기고 이마를 내보였다. 그러나 이 모습은 드라마 속 역할 프로필 사진에서만 등장할 뿐 극중에서는 앞머리를 내리고 나온다. 성유리는 “사진 때문에 그렇게 보는 것 같은데 수술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제 ‘배우’로 불리길 원한다는 성유리는 “가수보다 배우가 자신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훨씬 유리한 것 같다”며 연기자로 변신한 데 대한 꽤 솔직한 이유를 댔다. “정통 멜로를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성유리의 눈빛이 반짝였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즈음 사진촬영을 제안했지만 ‘완성되지 않은 머리’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목욕신이 문제였다. 젖은 머리를 말리느라 의상만 갖추고 있던 상황. 성유리는 “죄송하다”며 곧바로 머리를 매만지러 가기 위해 자리를 떴고 ‘완성된 공주의 모습’은 다음 날에야 담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