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세종문화회관에서 벌어진 공연에는 로저 클린턴의 형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모두 초청됐었다. 그런데 애초 기획 당시 귀빈석에 나란히 앉게 될 두 정상이 각각 악기를 연주하기로 돼 있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이 꽹과리를 치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색소폰을 불어 이에 화답하는 장면’을 연출하려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공연 하루 전날 김 전 대통령측에서 먼저 난색을 표해 취소됐고,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공연 당일까지도 참석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동생 로저 클린턴이 공연이 임박할 때까지 전화로 설득했다고 한다. 결국 클린턴은 공연 중 무대 뒤에서 입장해 잠깐 인사를 하는 것으로 동생과 타협했고, 그때의 공연 장면은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었다.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