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능재주꾼 김민선은 최근 다시 가수로 데뷔한다 는 소문에 대해 “그런 계획 없다”며 펄쩍 뛰었다. | ||
더 이상 ‘가수 겸 탤런트’는 희귀한 사례가 아니다. 하지만 탤런트가 되기 전에 이미 가수로 출발했던 경력이 있거나 가수 준비를 하다가 아예 연기 한 분야로 방향을 전격 선회한 스타들도 적지 않다. ‘U턴’을 해서 성공의 길로 들어선 셈이다.
지난해 드라마 <현정아 사랑해>로 톱 자리를 굳히고 최근 <선녀와 사기꾼>으로 다시 브라운관에 복귀한 김민선. 그녀가 99년 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 ‘예비 가수’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됐다. 여성 댄스그룹의 메인 보컬로 발탁돼 노래와 안무연습을 했었다는 것.
때마침 최근 ‘김민선이 일본에서 가수로 데뷔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일본 매니지먼트사와 2년 계약을 맺어 일본에서 가수로 활동할 계획이며 신비주의 전략으로 나갈 것’이라는 구체적인 활동계획까지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얘기에 대해 김민선측은 “잘못 알려진 것이다. 그런 계획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매니저 박현수씨는 “지금은 드라마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바쁘다. 김민선이 어느 자리에서 노래를 불렀더니 들은 사람들, 특히 PD들이 좋다고 해서 가수를 할 뻔한 적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본인 의지가 우선이라 가수가 되고 싶어한다면 모르지만 아직까진 기획사에서나 본인이나 가수로 나선다는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민선이 노래 실력이 뛰어난 데다가 SBS 쇼 탤런트 출신으로 안무가로 활동중인 언니가 있어 춤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가수로 나서기에 부족함이 없는 여건이라 소문이 더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아니라 해도 김민선처럼 본인의 재능과 주위 여건이 받쳐주는 상황이면 언제든지 가수 데뷔 선언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탤런트 수애는 한때 댄스가수 지망생이었다. | ||
2년 전만 해도 수애는 여성 3인조 댄스 가수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멤버들끼리 숙소에서 6개월간 묵으며 연습까지 했지만 앨범을 내보지도 못한 채 해체되고 말았다고.
가수의 꿈은 무산됐지만 수애의 가능성을 본 현재의 소속사는 그녀에게 연기자로 길을 바꿀 것을 권유했다. 과연 수애는 데뷔한 지 불과 1년 만에 톱스타의 반열에 뛰어올랐다.
그녀는 가수에서 연기자로 방향을 바꾼 데 대해 “운명인가 보다. 가수가 되겠다고 준비하는 동안 영어 등 다른 공부도 할 수 있어 그 시간이 아깝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연기를 하다보니 가수가 아니라 연기자의 피가 더 흐르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올인>으로 새로운 히로인으로 떠오른 박솔미는 아예 댄스가수로 데뷔까지 했다. 대학교 1학년 때 ‘디키지’라는 혼성그룹의 홍일점으로 음반을 내고 케이블 TV 무대에 서기까지 했다는 것. 박솔미는 “가수가 되려는 꿈도 없던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당시를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난다고 했다.
이밖에도 가수가 되기 위해 한창 음반 준비를 하다가 탤런트로 먼저 데뷔한 경우도 적지 않다.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로 인기 탤런트가 된 이재황은 원래는 열혈 가수 지망생이었다. 1997년에는 가수 데뷔를 목표로 3곡을 녹음까지 했으나 기획사의 사정으로 무산됐다. 몇 년 동안 준비하던 음반 작업이 좌절돼 연예계 활동을 포기할 무렵인 99년 이재황은 <카이스트>에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연기자로 변신하게 됐다.
윤기원 역시 한때 독집앨범을 준비했을 정도였지만 음반 작업이 뜻대로 안 돼 고민하다가 SBS탤런트 시험에 합격해 연기자로 방향을 틀었다. 서유정와 이선정은 탤런트로 데뷔하기 전에 가수 김부용이 ‘풍요의 빈곤’을 부를 때 뒤에 서서 맘보춤을 추던 ‘맘보걸’출신이다. 최근 기대주로 꼽히는 탤런트 박탐희 역시 그룹 ‘업타운’의 멤버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가수로 먼저 데뷔하려던 이들 중 극소수를 제외하면 아무도 원래 꿈인 가수로 전업하겠다거나 겸업하겠다는 희망조차 내비치지 않는다는 것. 탤런트로 성장해 가수에까지 욕심을 내는 요즘 추세와는 비교되는 현상이다. 아마도 무명 시절, ‘예비 가수’로서 준비하던 과정이나 활동했던 전력이 지금의 연기 생활보다 무척이나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