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한 김민선(왼쪽), 김정화 | ||
뜨는 연예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캐스팅 계기는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 길 가다 캐스팅 매니저들 눈에 띄어 명함을 받고 호기심에 가봤다가 우연히 데뷔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길거리 캐스팅’에 해당되는 스타들은 역시 ‘한눈에 미인’형이 대부분이다. 현재 신세대 스타로 각광받는 신민아, 김효진, 김정화, 김민희, 김민선 등이 대표적인 예.
신민아는 중학교 때 모델 에이전트의 눈에 띄어 하이틴 잡지 모델로 데뷔한 다음 싸이더스 정훈탁 이사에게 스카우트돼 급속히 성장했다.
김효진은 친구들과 동대문시장에 쇼핑하러 갔다가 에이전시에게 캐스팅됐는데 본인보다 주변에서 더 적극적으로 ‘가보라’고 권했다고 한다.
김정화 역시 명동 거리를 지나다가 낯선 남자가 쥐어준 명함을 갖고 돌아와 부모님께 보이니 ‘다시 없는 기회’라며 적극적으로 등을 떠밀더라고.
개성 있는 연기자 강래연의 사연 또한 흥미롭다. 따지자면 그녀 역시 ‘길거리 캐스팅’이긴 한데 ‘숙명적 요소’가 짙다. 고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대신 봐주다가 가게 문 앞을 가로막고 있던 뮤직비디오 촬영팀과 실랑이를 벌이게 됐고 이때 감독의 눈에 들었다고 한다.
길거리 캐스팅은 여자연예인들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그룹 클릭비의 멤버들도 대부분 ‘길거리’ 출신이다. 신화에 대적할 그룹을 만들기 위해 기획사에서 일단 인물이 받쳐주는 멤버들을 구한 것.
김상혁, 김태형, 오종혁 등 클릭비의 멤버들이 유난히 인물이 출중한 것은 그런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한다.
UN의 김정훈은 98년 롯데월드 노래대회에 나갔다가 눈에 띄었다. 당시 고3이었던 그는 서울대 치대에 합격하자마자 1년을 기다려준 매니지먼트회사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가수 훈련에 들어갔다.
▲ 양미라(왼쪽)는 ‘잠뱅이 청바지 모델 선발대회’ 참가를 계기로 데 뷔했고, 소유진은 ‘청소년좋은복장선발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받아 연예계에 데뷔했다. | ||
소유진은 1999년 계원예고 재학 당시 ‘전국 청소년 좋은 복장 선발대회’에서 마임과 뮤지컬 등 특기까지 선보여 문화부장관 대상을 차지하면서 매니지먼트 회사에 픽업됐다고.
이요원 역시 모델캐스팅대회에서 대상까지 받으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그녀가 모델수업을 받고 있을 때 카탈로그를 본 장현수 감독에게 발탁돼 98년 영화 <남자의 향기>에서 명세빈의 아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길거리 캐스팅 중에서도 특이한 케이스로 ‘운명처럼’ 발탁된 경우도 있다. 미국에 살던 한채영은 고교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과 단체로 한국에 왔다가 인사동에 있는 ‘학교 종이 땡땡땡’이라는 카페에 들렀다. 당시 주인이던 개그맨 전유성에게 사인과 사진을 부탁했는데 오히려 사진을 찍혔다.
그런데 ‘사진을 보내달라’고 남긴 연락처로 전화해온 사람은 현재의 매니저. 반대하는 부모님을 한채영과 미국까지 건너온 매니저가 조르고 졸라 결국 연예계에 데뷔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CF로 얼굴을 알린 한가인. 그녀는 묘하게도 뉴스에 얼굴을 비쳤다가 캐스팅됐다. 배화여고 3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2000년 고교평준화에 대해 인터뷰하는 모습이 ‘KBS 뉴스’에 방송되면서 연예 관계자의 눈에 띈 것.
당시엔 수험생이라 밀려드는 제의를 거절했는데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또 길거리에서 캐스팅 됐다고. ‘이거야말로 운명이자 팔자’라고 여긴 그녀는 부모를 설득해 지난해에야 겨우 데뷔했다.
한가인을 연예계에 ‘입문’시킨 KBS 뉴스는 그녀를 ‘성형의혹’에서 구제해줘 또 한 번 은혜를 베풀었다. 성형설이 제기되자 한가인의 고교 동창들이 ‘뉴스에서 확인해 보라’며 그녀를 옹호한 것. 덕분에 성형설도 해명되고 천연 미모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고 한다.
▲ 최강희는 속상해 울다가 ‘눈물연기’ 즉석 캐스팅 | ||
교양 프로인 청소년 드라마 <나>의 촬영차에 다이어리를 놓고 내렸는데 다시 찾으러 갔더니 이미 스태프들이 읽어본 것. 그녀는 속상해 막 울면서 ‘그럴 수가 있느냐’고 따졌는데 정작 스태프들은 그 모습을 다 찍고는 ‘우는 역할을 할 연기자가 필요했다’며 드라마에 캐스팅했다고.
여자 스타들은 누구나 신데렐라인 것처럼 보이지만 연예계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인내와 끈기가 아니면 눈에 띄기도 또 버티기도 어려운 것이 이 계통의 생리다.
SBS 미니시리즈 <명랑소녀 성공기> 이후 확실히 스타로 자리를 굳힌 장혁. 외모나 끼로나 부족함 없어 보이는 그도 데뷔 전 80번 이상 오디션에서 낙방한 전력이 있다.
톱스타로 군림하는 김하늘도 여고시절 의류회사 모델 공모에 응시했으나 떨어졌다. 그러나 당시 그녀를 눈여겨 봤던 광고주 회사의 한 간부가 1년 뒤 다시 연락을 해 결국 지금과 같이 정상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의외로 많은 스타들이 기약 없는 기다림을 극복한 뒤에야 진짜 ‘기회’를 맞았던 셈이다.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