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다모> 조연출을 맡은 김대진 PD. 그는 인터넷 ‘다모 붐’에 불을 지핀 주인공이다. <다모>는 이제 막을 내리지만 ‘폐인’들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김 PD가 공개한, 조선 여형사극의 뒷얘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김대진 PD는 드라마가 방영돼 온 6주 내내 imbc <다모>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출연자들의 근황과 드라마 진행 상황 등을 알려왔다. 그는 직접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찍은 촬영 현장 사진을 공개하는가 하면 출연자들을 채근해 직접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하는 등 방송만으로 부족해 하는 ‘다모 폐인’들의 바람을 충족시키는 데 한몫했다. 김 PD는 심지어 드라마 엔딩신에서 다음 예고를 알리는 “다모∼!”란 내레이션마저 직접 하는 ‘끼’를 발휘했다.
촬영 현장에서 많은 일을 보고 겪은 그에 따르면 ‘여전사’인 하지원은 ‘겁쟁이’란다. <다모>에서는 유독 수중신과 격투신이 많았다. 그런데 하지원은 겁이 굉장히 많은 데다 수영도 잘 못해서 수중신에서는 본인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 고생했다고. 그러나 막상 하라고 하면 아무리 아슬아슬한 장면이라고 해도 눈을 부릅뜨고 열심히 해냈다고 한다.
▲ 채옥의 목욕장면. 이후 솟아오른 장면의 속살은 대역의 ‘옷’이다. | ||
그러나 사실 이것은 하지원의 살이 아니라 대역의 ‘옷’이었다고. 무술 대역이 살색 수트를 입고 찍은 것이라고 한다. 의상과 분장과 촬영기술의 합작이 하지원의 속살을 본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 것.
11, 12부의 하이라이트였던 동굴 장면. 충북 단양의 미개발 동굴인 일광굴에서 찍은 이 장면에서는 모두가 목숨을 걸어야 했다고 한다. 워낙 오래 되고 위험한 동굴이라 촬영허가가 필요했을 뿐 아니라 ‘사고가 나도 당국은 책임지지 않는다’라는 각서를 쓰고 들어가야 했다고. 드라마 사상 유례 없는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지만 속사정은 그토록 위험했던 것이다.
김대진 PD는 <다모>로 인해 자신에게 관심이 쏠리는 데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다모 폐인’들이 일파만파 여론을 일으키곤 했으니 이들의 반응이 겁날 정도가 됐다는 것. 그가 드라마 <다모>를 위해 삭발까지 감행했다는 일부 폐인들의 얘기도 그 중 하나다.
그는 “삭발 투혼은 과장된 얘기”라고 잘라 말한다. “드라마 촬영이 한창일 때 뜻대로 일이 안 풀려서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잘랐더니 그것이 삭발 투혼으로 알려졌다”는 것이 그의 해명.
폐인 증서, 포스터 제작, 월페이퍼 등 드라마를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는 imbc 등과 상의해서 나온 것라고. 다만 몇몇 팬들에게 준 ‘선물’은 김 PD 사비로 마련했다고 한다.
“얼마나 된다고 제작진에게 몇천원씩 내자고 하겠느냐.” 이미 포스터 등은 마련돼 있으므로 우송료만 부담했다는 것이다. 대신 선물 받을 ‘폐인’의 기준은 자신이 정했다고 한다.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