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국내 최대의 독미나리 자생지인 군산 백석제 일대에 설립할 군산 전북대병원의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시민단체 빛소리 제공>
[일요신문]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국내 최대의 독미나리 자생지인 군산 백석제 일대에 설립할 군산 전북대병원의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관련보도 일요신문 4월1일자 51면>
군산생태환경시민연대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는 6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의 시민사회단체와 역사전문가의 조사결과, 군산백석제가 생태적 가치뿐만이 아니라 역사·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사유적지임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부지선정과정에 부당성과 특혜의혹까지 일고 있음에도 전북대병원과 군산시가 국내 최대의 독미나리 자생지인 백석제를 보호하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요구를 외면하고 군산분원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는 “현강역사문화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면 농어촌공사와 군산시, 전북대병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백석제가 1940년대에 축조한 것이 아니라 고려시대 이전에 축조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며 “백석제는 사적 등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북대병원의 백석제에 대한 문화재지표조사는 형식적인 조사에 그친 것이며, 조사·연구기관이 사업의 타당성을 뒷받침해주기 위해 짜맞추기 조사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부실조사이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전북의 시민사회단체와 생태전문가들은 백석제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식물인 독미나리 군락지가 국내 최대규모의 자생지이기 때문에 반드시 보전해야 하며, 군산전북대병원의 부지를 변경할 것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그러나 전북대병원은 ‘백석제 독미나리 정밀조사’와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를 통해 독미나리는 북방계 식물로 백석제에 서식하는 독미나리는 자생이 아니라 식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백석제 독미나리의 가치를 평가절하 하며 무분별하게 이식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국내 최대의 독미나리 자생지인 군산 백석제 일대에 설립할 군산 전북대병원의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시민단체 빛소리 제공>
하지만 군산 백석제는 2013년 시민단체의 식물분야 조사에서 51과 101속 117종이 관찰됐다. 특히 멸종위기 2급인 독미나리의 국내 최대 군락지로 보고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백석제 습지가 환경영향평가에서 조류 67종이 관찰되는 등 생태적인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백석제는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인 만큼 전북대병원 부지를 다른 곳으로 지정하고 백석제에 대한 보존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전북도와 문화재청에 백석제에 대한 문화재 지표조사를 시행할 것을 요구하며 이와 함께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을 추진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한편 군산 전북대병원은 총 사업비 2천563억원을 들여 군산시 옥산면 당북리 일대에 500여 병상 규모로 2019년 개원을 목표로 건립될 예정이다.
군산지역에는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없어 응급·중증환자들이 다른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고 인구 10만명당 질병사망률도 전국 평균보다 높아 종합병원 설립에 대한 요구가 제기돼왔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