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과거 이효리가 어느 방송의 ‘미리 써 본 유언장’ 코너에 출연해 “원빈과 사귀어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더니 기자들이 우르르 원빈과의 전화 시도에 나서 원빈이 곤욕을 치렀다는 후문. 또 라디오 방송중 그녀가 “얼마 전 연예인 H군과 사귀었다 깨진 후 미련이 남아 강한 집착증을 보였었다”고 고백하면서 남자 MC들을 향해 “현재는 교제중인 연예인이 없으니 작업 좀 걸어 달라”고 직격탄을 날려 MC들이 순간 바짝 쫄았다는 뒷얘기도 들려온다. 물론 한동안 방송가엔 이효리를 집착하게 만든 연예인 H군 ‘색출’(?)을 위해 기자들의 눈동자가 부산했었다.
당연지사 ‘이효리 이펙트’가 시청률에도 절대적 플러스를 선사하다 보니 각 방송사마다 ‘이효리 모시기’ 경쟁도 가히 혈전 수준이다. 그렇게 어렵게 모신 이효리를 게스트로 얼마 전 <17대1>이라는 MBC 특집 토크쇼를 녹화할 때의 일이다.
‘질풍노도쇼’란 표제를 내건 만큼 기존의 일류 진행자가 아닌 젊은 문화 코드를 지닌 다섯 명의 남자MC(하하, MC몽, 세븐, 팀, 강두)를 기용한 다소 모험적 무대였다. 이효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섯 MC들의 러브 서바이벌이 프로그램 주축이었는데 ‘서로의 신체 부위에 지령 수행하기’ ‘효리와 5cm 밀착해 토크하기’ 등 코너 성격이 너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게 발단이었다.
그래서 작가가 녹화 전 미리 이효리에게 당부하길 “타 방송에 비해 포맷이 거칠기 때문에 남자 MC들로부터 다소 짓궂은 행동과 질문이 튀어나올 수 있으니 재치 있게 대비하라”고 일렀다. 이에 대한 이효리의 리액션은 간단명료하고도 대담했다.
“꽃밭(남자 MC들)에 온 거 같아서 재미있고 좋네요. 성형 관련 질문만 빼주세요. 하도 떠들어서 피곤하니까.”
한편 녹화 현장에 일반 방청객이 아닌 다섯 MC의 팬클럽을 시범적으로 포진시켜 거의 펄펄 끓는 뜨거운 가마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방청객 입장에서는 이효리가 자신의 우상을 유혹하는 ‘적’으로 보일 테니 천하에 이효리라 해도 위축이 되지 않을 리 없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당일 녹화는 감행됐다.
▲ 김희선 | ||
특히 이 날은 이효리를 향한 MC몽의 ‘수줍은 시선’이 유독 화제였다. 몇 년 전, MC몽이 가수 데뷔 준비를 하던 때의 에피소드 한 토막. MC몽이 우연히 한 식당에서 당시 핑클의 멤버로 낙점된 이효리를 만났더란다. 순간 가슴이 벅차 오른 MC몽이 이효리에게 “직접 보니 정말 예쁘시네요”하고 어렵게 말을 걸었더니, 이효리가 “저도… 팬이에요” 하는 게 아닌가! 순간 너무 놀란 MC몽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그녀가 덧붙인 말이 가관이었다.
“고영욱씨 아니세요?”
이효리는 MC몽을 룰라의 고영욱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이 사건은 MC몽으로 하여금 ‘반드시 연예계에서 뜨고 만다’는 다짐을 품게 한 계기였다. 그리고 몇 년 후, 당당히 공중파 MC로서 이효리를 만났으니 MC몽의 감격은 남다를 수밖에. 거기다 이효리가 ‘가장 멋있는 남자’로 MC몽을 선택하면서 이날 MC몽은 종일 “한 풀었다”는 주변의 인사 듣기에 바빴다.
최근 방송가 사람들은 ‘이효리 신드롬’을 과거 ‘김희선 신드롬’과 비교해서 많이 이야기한다. 바비 인형 같은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수년간 최고 인기를 유지해온 김희선과 비교하면 이효리의 아름다움은 어쩌면 초라(?)할지 모른다.
그러나 연예인 B군은 이렇게 일축한다. 만약 두 여자와 연애를 한다고 가장하면, 항상 업어줘야 할 것 같은 사람이 김희선이라면, 때론 남자를 업어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사람이 이효리라고. <17대1> 프로그램 시사를 마친 방송국의 한 간부는 그녀에 대해 이렇게 한 마디 거든다.
“효리가 왜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지 이제 알겠네! 섹시하고 서민적이야!” 김명정 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