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다니엘 측은 어도어 측의 소송 진행 방식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다니엘 측 소송대리인은 "이 소송이 시작된 지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원고 측 대리인이 전원 사임하고 새롭게 선임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처음 시작할 때부터 원고는 뉴진스 멤버들 중 다니엘만을 표적으로 삼아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다른 멤버들에게도 원고 요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거액의 소송을 할 수 있다는 식의 보복성 경고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어도어 측을 소 제기부터 대리하던 김앤장 소속 변호사 5명은 지난 4월 24일 전원 사임했다. 변론기일을 약 3주 앞둔 시점이었다. 이 과정에서 다니엘·민 전 대표 측 소송대리인은 어도어 측이 소송대리인 공백을 이유로 기일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실제로 어도어는 5월 8일 오후 늦게 법무법인 리한 소속 변호사 4명을 새로운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한 뒤 동시에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첫 변론기일은 예정대로 열렸다.
다니엘 측은 지난 변론준비기일 당시 어도어 측이 4월 30일까지 입증 계획을 제출하겠다고 했음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다니엘 측 소송대리인은 "이런 행위는 재판을 지연하려는 것이고 결코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라며 "원고 측이 아직까지 입증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입증을 포기한 것으로 봐야 하며 소는 각하돼야 한다. 원고의 소송 행태에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어도어가 다니엘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관련 사유와 증거를 이미 제시했던 만큼 추가적인 장기 심리는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니엘 측은 "원고 주장 대로라면 이미 계약해지 증거를 다 수집해서 해지했다는 것이므로 그것을 판단하면 된다. 또다시 같은 내용을 들여다보며 재판을 길게 끌 이유가 없으니 다니엘에 대해서는 종결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피고 3명 가운데 다니엘만 분리해 심리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어도어 측은 다니엘 측이 신속한 재판을 요구하며 언급한 "다니엘에 대한 연예활동 방해"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적 없다"고 일축했다. 어도어 측은 "원고 입장에서 계약해지 소송을 제기해 놓고 다른 활동을 막는 것은 모순되는 행동"이라며 "소송이 계속 중이더라도 연예 활동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활동에 영향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고별 책임 구조를 나눠 살펴볼 필요성도 언급됐다. 재판부는 다니엘에 대해서는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및 해지와 관련한 책임을, 다니엘의 모친과 민 전 대표에 대해서는 계약해지에 이르게 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각각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지목했다. 다니엘 측이 요청한 분리 심리 여부가 곧바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재판에서 피고별 쟁점이 달리 다뤄질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재판부는 어도어 측에 다음 준비서면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동시에 이 사건의 주요 쟁점 중 하나인 '탬퍼링'(계약 만료 전 사전 접촉)과 관련해 실제 유사 사례와 판례를 제출할 것도 재차 요청했다.
재판부는 지난 변론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탬퍼링이라는 용어의 법률적 의미를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있었고, 그 행위로 인해 어느 정도 손해가 발생했는지 인과관계가 확인돼야 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참고 사례와 법리 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편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6월 11일 오후 2시로 지정됐다. 재판부는 어도어 측이 신청한 증인과 추가 제출 증거 등을 바탕으로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