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존수영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체계적인 수상 안전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교육부가 도입해 대상 학년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왔다. 다만 별도의 법률을 통해 전국 학교에 동일한 교육내용과 수업 시수를 의무화한 방식은 아니다. 현재 구체적인 교육 대상과 시수, 운영방식 등은 17개 시도교육청이 지역별 조례나 교육규칙, 운영계획 등에 따라 정해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요신문i’에 “지역마다 수영장과 강사 확보, 이동거리 등 교육 인프라에 큰 차이가 있어서 전국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2019년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는 정도로 했고 나머지는 시도별 상황에 맞게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면서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대상 학년과 수업 시수뿐 아니라 교육 내용과 방식에도 적지 않은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가 생존수영 매뉴얼을 통해 교육 목표와 내용을 제시하고 있지만 강제 기준은 아닌 만큼 학교나 위탁 수영장 등에 따라 실제 교육 방식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생존수영교육을 이수하고도 학생들이 실제로 습득하는 생존기능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녀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밝힌 A 씨는 “올해 3학년이 되면서 아이가 처음 생존수영수업에 참여했는데 첫날 심폐소생술 교육을 제외하고 사흘 동안 수영장에서 영법을 배우고 왔다고 한다”며 “수상위기상황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배워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의아했다”고 말했다.

학교가 생존수영을 위탁하는 수영장이나 업체에 따라 교육 내용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지역의 한 초등교사는 “과거 이용했던 수영장에서는 영법 위주로 수업을 진행했는데 이번에 새로 바꾼 수영장에는 학교 측에서 생존수영 중심으로 교육해 달라고 요구해 이를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다”며 “어떤 수영장이나 강사가 교육을 맡느냐에 따라 수업 내용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생존기능을 중심으로 수업하더라도 실제 학생들이 물속에서 이를 익힐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존수영은 정해진 교육 시수 안에 수영장까지 이동하고 수영복으로 갈아입는 시간 등이 포함되면서 실제 입수해 교육받는 시간은 이보다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박인형 교사는 “생존수영교육이 총 12시간이라면 이 가운데 4시간 정도는 학교에서 이론 교육을 하고 나머지 8시간을 수영장에서 진행한다”며 “수영장에 가더라도 이동하고 옷을 갈아입고 씻는 시간을 빼면 아이들이 실제 물에 들어가 교육받는 시간은 길지 않다”고 말했다.
최하철 교장도 “수영장의 기존 성인 회원들과 동시에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한정된 레인에서 짧은 시간 안에 교대로 수업이 이뤄진다”며 “그렇다 보니 기본적인 것들만 가르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제한된 시간에 이뤄지는 교육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존능력을 길러주는 데 충분한지를 두고 현장에서는 의문도 제기된다. 특히 적지 않은 예산과 시간이 투입되는 데 비해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의 ‘2026학년도 초등학교 3·4학년 수영교육 지원계획’에 따르면 올해 학생 1인당 5만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서울지역 초등학교 생존수영교육에 투입된 예산은 70억 2500만 원에 달했다.
박인형 교사는 “이론 교육의 경우 수영 강사 또는 업체 대표 1~2명이 학교 강당에서 학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띄워 놓고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며 “실효성도 떨어지고 심지어 업체 홍보도 곁들여 이뤄지는 경우가 있어서 예산 낭비, 시간 낭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외부 사설업체를 지원해주는 식으로 변질된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교사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일선 교사들의 체감에만 그치지 않는다. 2025년 발표된 ‘초등학교 생존수영교육의 현황과 교육 실천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연구’에서도 현행 생존수영교육의 문제점으로 교육 과부하와 인프라 부족, 교육의 일관성 부족 등이 지적됐다. 연구진은 제한된 교육 시간으로 인해 학생들이 생존수영 기술을 충분히 습득하기 어렵고, 교육내용이 압축되면서 실질적인 교육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장에서는 생존수영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학교 단위의 단기 교육 방식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짧게 여러 차례 수영장을 오가는 대신 전문시설에서 집중적으로 교육하거나 대상 학년과 시수를 조정해 교육의 밀도를 높이는 방안도 나온다. 학생들이 반드시 습득해야 할 생존 기능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교육을 마친 학생이 물에 뜨기, 호흡 유지, 구조 요청 등 최소한 어떤 생존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지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예 학교가 단체로 생존수영을 운영하는 현재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백성동 교사는 “학생들에게 바우처를 지급해 원하는 수영장에서 개별적으로 교육받도록 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