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서진 | ||
최근 한 연예 사이트 게시판에 올랐던 ‘재벌가 출신 연예인 리스트’가 사이버공간 안팎을 떠돌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물별로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로 정리된 이 리스트는 작성자와 순위의 기준은 물론 출처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 그럼에도 그동안 무성했던 재벌가 출신 연예인들에 대한 소문과는 달리 각 인물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다른 어느 때보다도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리스트에 오른 연예·방송인들은 ‘이서진, 윤태영, 이재훈, 김태욱, 싸이, 김성택, 은지원, 유호석, 배두나, 윤인구’ 등. 이중 탤런트 이서진과 윤태영은 이미 그동안 수차례 기사화돼 ‘명문가’ 출신임이 알려진 케이스. 나머지 인물들도 직접 본인 입을 통한 건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을 통해 ‘살 만큼 사는 집 자식’들인 걸로 알려져 있다.
리스트의 내용대로라면, 이서진은 ‘할아버지가 서울은행과 제일은행 총재를 지냈고 아버지가 현재 A상호신용금고 대표에 있으며, 본인은 뉴욕대 경영학과를 우수하게 졸업한 수재’다. 또한 윤태영은 ‘아버지가 현재 삼성전자 부회장 윤종용씨로 재벌 2세로서 손색이 없으며, 그 자신도 미국 일리노이 웨슬리안대학 경영학과를 나온 수재’, 가수인 ‘쿨’의 이재훈은 ‘노송가구 집안 아들이며, 대대로 갑부 집안 출신’이다.
또한 가수 김태욱은 ‘아버지가 대구 버스회사 사장’, 가수 싸이는 ‘할아버지 때부터 갑부로, 아버지가 반도체 회사 사장’, 탤런트 김성택은 ‘집안이 현금만 모아오면 대한민국에서 충분히 순위권에 드는 현금부자’, 가수 은지원은 ‘아버지가 수입자동차 회사 계열 사장이며 그 자신은 박근혜 의원의 조카’. 그룹 ‘클릭비’의 전 멤버인 유호석은 ‘영스트리트라는 잡지에 소개된 미국 대기업 사장이 아버지’, 배우 배두나는 ‘아버지가 풀무원 창업자 중 한 명’, 아나운서 윤인구은 ‘윤보선 전 대통령의 직계 손자로서 잘 안 알려졌지만 재벌 부럽지 않은 집안’이라고 한다.
실제 확인 결과 이들 중 리스트 내용이 사실에 거의 근접한 인물은 이서진과 윤태영 등 몇몇 정도. 나머지 인물들에 대한 설명은 일정 부분 과장되거나 사실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벌가’ 등으로 부풀려진 리스트 내용에 대해 황당해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 김성택 | ||
배두나의 경우는 풀무원 부사장을 지낸 배종덕씨가 아버지인 사실이 확인됐으나 “이미 10년도 더 된 연예계 데뷔 전 일인데 (스타가 된 게) 아버지 영향이라고 말할 수가 있나. 남과 똑같이 고생을 겪으며 스스로 이 자리까지 온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가장 황당해하는 인물은 윤인구 아나운서. 그는 “일개 회사 직원인 나를 두고 재벌 가문 아들이란 소문이 웬말인지 모르겠다. 저금통장 추적이라도 했는지…”라며 떨떠름해했다. 그는 또 “할아버지가 초대 내무부장관과 서울시장을 지낸 동산 윤치영 선생인 것과 윤보선 전 대통령이 오촌 아저씨인 사실은 맞다. 그러나 난 재벌집 아들도 아니고 연예인은 더욱 아니다”라고 소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싸이측 역시 이런 ‘재벌가 리스트 소문’에 대해 “데뷔 초부터 늘 시달렸던 얘기다. 아버지가 반도체 회사 대표인 건 사실이지만 ‘손꼽히는 재벌’이란 건 부풀려진 내용이다. 그때마다 ‘아버지가 부자지 내가 부자냐’라고 말해왔다”고 해명했다. 그의 매니저는 “가수 활동 초기에는 부정적 시각 때문에 아버지 힘을 빌어 나온 거 아니냔 오해까지 있었다. 하지만 음악성을 인정받으면서 악성루머는 다 가라앉았다”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드라마 <다모>로 연기자로서 입지를 단단히 굳힌 이서진측은 ‘집안’에 관심이 집중되는 데 대해 몹시 부담스러워했다. 이서진측은 “사실이긴 하지만 이미 데뷔 당시 신문마다 나왔던 얘기다. 굳이 숨길 이유는 없지만 일부러 드러낼 것도 아니다. 연기자는 연기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성택은 대조적인 이유로 자신의 집안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김성택측은 “현금 부자가 아니라 LG그룹 계열사 집안”이라고 고쳐주면서 “그렇지만 한번도 집안 도움을 받은 적 없다. 속옷 광고까지 하는 등 단역과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쳤다. 연극무대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실력을 쌓아 겨우 대중들에게도 알려진 것이다”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