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리의 맨얼굴은 그래도 꽤 괜찮다는 평이다. | ||
최근 인터넷 검색엔진 중 ‘스타들의 맨 얼굴 사진 공개’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일반인의 심리를 증명한다. 성형의 마술사인 스타들이야 고달프겠지만 ‘힘없고 돈 없고 외모 부실한’ 일반인들에겐 어찌 보면 희망의 발견이다. 아, 돈만 있으면 외모의 마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알싸한 희망. 이런 ‘몹쓸’ 희망 탓에 최근 가장 큰 피해를 본 대표주자가 바로 손태영, 이승연, 김선아 등이다.
스타들의 옛 사진들만을 취급하는 모 사이트의 게시판. ‘손태영’을 클릭하자, 섹시하고 매력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녀와, 뭔가 심심하고 낯설은 느낌의 또 다른 그녀, 손태영의 데뷔 전 얼굴이 동시에 공개돼 있어 흥미롭다. 이승연, 김선아의 ‘전후 모습’과 함께 벌써 수만 장의 사진이 서비스로 ‘다운’된 상태다.
몇 달 전 KBS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의 한 코너인 ‘출발 드림팀’ 특집 편에서도 스타들의 맨 얼굴은 단연 화제였다. 이효리, 황보 등 여러 명의 미녀군단이 함께 원정대로 나선 일주일 동안의 괌 촬영. 이 미녀 스타들의 맨 얼굴을 일주일 동안 고스란히 ‘목격’한 제작진의 충격 발언은 참으로 다양했다. 그래도 “이효리와 황보는 꽤 괜찮았다”는 평가이지만, A의 ‘먹구름 기미’와 B의 ‘선글라스 속에 감춰진 두꺼비처럼 부어오른 눈’, C의 ‘달 표면을 연상시키는 여드름’에 대한 묘사는 놀라움 자체였다. 오죽하면 “화장을 안 하니까 ‘외계인’이더라”는 소리까지 했을까.
손질하지 않은 부스스한 머리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방송국 대기실에 당도하곤 하는 SES의 유진 역시 때때로 딴 사람이라고 착각을 일으킬 만하다. 그녀는 곧잘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데, ‘(방송국 관계자가 뽑은) 속눈썹을 붙였을 때와 안 붙였을 때 가장 차이 나는 연예인’ 1위로 뽑힌 적도 있다. 참고로 2위는 중견 탤런트 금보라였다. 그렇다고 오해는 마시라! 그래도 그녀들은 아름다우니까.
▲ 샤크라의 황보. | ||
한편 음악 프로그램 PD들이 꼽는 ‘가장 기대(?)와 다른 맨 얼굴의 여자 가수’로는 이소라와 박혜경 등이 오르내린다. 남자 가수로는 주영훈, 오종혁 등이 단연 선두권. 민감한 피부 탓에 짙은 화장에 의한 트러블이 심해 얼굴에 붉은 기운이 도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여자 연예인이면 누구나 단골로 하는 얘기인 “전 평소엔 맨 얼굴로 다녀요”란 말이 꽤 의심스러워진다. 인기 가수 H양은 “연예인 대부분이 맨 얼굴로 다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반영구 화장’을 한 경우가 많다”고 조심스레 털어놓는다.
일명 퍼머넌트 메이크업으로 알려진 이 반영구 화장은 피부의 진피(피부 가운데 표피와 피하조직 사이의 부위)를 건드리지 않고 표피에 색소를 넣어 밝은색을 내는 일종의 얼굴 피부 문신술이다. 화장법이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아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는데도, 여자 스타들은 ‘맨 얼굴의 미학’을 위해 왕왕 이 위험한 모험을 감수하곤 한다.
이런 문신이나 성형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연예인들의 인위적인 미학이 아닌 자연스런 미학과 내면의 아름다움이 그리울 뿐이다. 그들이 목숨 걸고 지키려 드는 맨 얼굴의 정체를 자꾸 들추고 싶은 심리 역시, 그들이 목숨 걸고 이뤄낸 지금의 아름다움이 시청자 입장에서 그다지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 편안하지 않음은 결국 거부감으로 변하기 쉽기 때문이다.
예쁜 얼굴이면 된다는 그들의 ‘최면’이 싫다. 진정 보고 싶은 건, 결국 그들의 맨 얼굴이 아니라 ‘맨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