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고소영 오른쪽-이지현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지난 10월28일과 30일, 하루 건너 열린 두 기자회견장은 여러모로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화보집 발간 기자회견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웃지 못할 ‘실수’를 벌인 고소영측과 이와는 대조적으로 스틸사진과 동영상을 ‘제대로’ 보여준 이지현측의 시사회 현장을 비교했다.
비슷한 시기에 화보집을 발표하고 비슷한 방법의 상업적 서비스를 시작하는 두 여배우는 누가 보더라도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터. 고소영과 이지현은 각각 화보집 발간에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두 여배우의 공통된 의견은 ‘상업성이 아닌 예술성으로 평가해 달라’는 것. 시사회장의 분위기로 두 화보서비스의 ‘성패’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듯했다.
먼저 지난 10월28일 오후 2시 고소영의 기자회견장. 고소영은 예정시간을 조금 넘겨 회견장인 하얏트호텔에 들어섰다. 먼저 사회자로 나선 임성민이 ‘이 시대 최고의 스타인 고소영을 소개한다’는 멘트로 식을 열었다. 고소영은 사진작가 조세현씨와 나란히 서서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기자들을 맞았다.
“지난 6월에 촬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늦어졌어요. 그러나 아직도 욕심이 다 채워지진 않았어요. 난 모델이 된 것밖에 없어요. 배우로서 개인 사진집을 가진 것이 너무 영광스럽습니다. 다른 배우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라요.”
고소영측은 화보집이 아닌 ‘책’이라는 명칭을 원했다. 이는 사진을 촬영한 사진작가 조세현씨의 뜻이 반영된 것. 조씨는 “인터넷, 모바일 시대에 왠 ‘잉크와 종이’냐고 하지만 인쇄로 남겨진 영상의 흔적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기록으로 남겨진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그 ‘거창한’ 취지를 뒤로하고, 고소영의 화보집 역시 인터넷과 모바일로 여느 누드화보집보다 본격적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즉 책을 통한 ‘오프라인’ 서비스와 인터넷,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서비스를 동시에 시행할 계획. 이미 인터넷에 마련된 홈페이지(www. photoyo. co.kr)를 통해 선주문 예약을 받고 있으며 10월31일부터 모바일 서비스가 시작됐다. 한편 화보집은 11월 중 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고소영측은 애초 “화보집만을 내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전문 콘텐츠 개발업체 ‘드림엑스 인터내셔날’과도 손을 잡았다. 이날 드림엑스 인터내셔날측은 마치 사업설명회에 온 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회사 소개에 치중했다.
그런데 정작 고소영과의 일문일답 시간이 되었을 때 어느 누구도 질문을 하지 않아 현장 분위기가 매우 썰렁해졌다. 사회자 임성민이 “출판기념회와 상관없는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전제한 이유도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고소영의 화보집 속 사진을 한 컷도 ‘구경’할 수가 없었던 탓이 컸다. 입구에서 기자들에게 주어진 팸플릿 한 장에는 고소영과 조세현 작가의 글만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을 뿐이었다.
고소영측은 “사진이 담긴 CD를 준비해 왔으나 영사기가 읽지 못하고 있다”며 해명에 나섰으나 미루고 미뤄 치러진 행사치고는 준비가 미흡했던 게 사실. 결국 현장에서는 고소영과 조세현 작가, 제작업체 대표 세 사람이 사인을 한 화보집을 서로 교환하는 장면만을 씁쓸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틀 후인 지난 30일 이지현의 누드프로젝트 기자회견장. 이날 행사는 먼저 화보집에 담겨질 스틸사진 60컷과 20여 분 분량의 동영상 시사로 시작됐다. ‘블루’ ‘레드’ ‘화이트’ 세 개의 테마로 각각 20장의 사진으로 구성된 스틸 사진들은 캄보디아 등지에서 촬영된 해외촬영분.
사진과 동영상물은 이지현의 가슴이 노출된 반라장면이 대부분이었다. 전신누드는 ‘헤어’만을 살짝 가린 정도로 수위가 예상보다 높았다는 평. 이지현측은 먼저 모바일(11월1일)과 인터넷(11월12일) 서비스를 시작으로 시장 반응을 본 뒤 추가로 국내촬영에 나설 예정이다. 화보집은 내년 3월 발간할 계획.
과연 이지현은 넘쳐나는 연예인 누드 속에서 어느 정도의 반응을 예상하고 있을까. 이지현은 자신의 누드화보집에 대해 이렇게 자신감을 보였다.
“다른 배우들의 누드집을 봤거든요. 난 모델로 활동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유명 여배우의 누드집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미인>을 찍었을 때 ‘노출’에 대해 사회적으로 왜곡된 생각이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죄의식까지 가졌을 정도로요. 이건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 잘못된 인식을 고치고 싶어서 누드촬영을 결심했어요.”
이지현은 누드촬영에 대한 부담감을 갖기 않기 위해 일부러 애썼다고 말했다. 그리고 누드집에 대한 상업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솔직히 인정했다. 기획을 담당한 ‘Run a Show’측은 “이지현씨의 입장과 우리의 입장이 공통적으로 맞물려 누드집을 내게 된 것”이라며 “아직 수익 규모를 전망하긴 어렵지만 이혜영씨가 벌어들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심사 중 하나는 ‘헤어누드’를 촬영했는지의 여부. 이에 대해 이지현은 “아직까지 국내에선 시도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헤어누드 극비촬영’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켰다.
정작 화보사진이 한 컷도 공개되지 않은 고소영의 ‘출판기념회’에 비해 이지현의 ‘누드프로젝트 시사회’에서는 테마에 따른 사진과 메이킹 필름까지 공개돼 분위기를 돋웠다.
그러나 작품의 질을 떠나 두 여배우의 상업적 가치는 엄연히 팬들과 네티즌들의 평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과연 두 여배우 중 누가 더 뜨거운 호응을 받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