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관람객이 <크리스찬…> 전시회에서 한 작품의 ‘치마’를 들춰보고 있다. | ||
배 작가는 배경 사진과 누드 사진을 합성한 뒤 두꺼운 비닐에 유화물감으로 그린 화려한 의상을 입혀 작품을 완성했다. ‘라크르와씨, 치마를 들춰봐도 될까요?’라는 부제처럼 관객들은 옷이 그려진 비닐을 들춰 치마 속에 숨겨져 있는 모델의 누드를 볼 수 있다. 배 작가는 “그림 속의 그림을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능동적인 그림 감상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치마’를 들춰 ‘1차 호기심’을 푼 관람객들은 이내 치마 속에 숨어있는 남자 모델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다. 남자 모델은 여자 모델의 다리를 부둥켜안고 있기도 하고 그 뒤에 숨어 얼굴만 내밀고 있기도 한다.
이번 작품들에는 모두 다섯 명의 모델이 등장한다. 이 가운데 두 사람은 전문적인 누드 모델이고 나머지 세 사람은 배 작가 주위 사람들이다. ‘치마속 남자’ 모델은 큐레이터 이대형씨. 전문 누드 모델이 아닌 큐레이터인 이씨는 배 작가와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이번 작품들에서 모델로 등장하게 됐다.
배 작가는 “당연히 여자의 누드 사진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치마 안에서 느닷없이 만나는 남자 모델을 통해 겹겹의 이미지 속 ‘어긋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