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김희철 블로그
[일요신문] 동교동계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돕겠다고 나섰지만 관악을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김희철 전 의원이 “돕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난항이 예고된다.
지난 7일 정통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김희철 전 의원은 이날 화요 모임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김 전 의원을 지지하는 관악을 일부 당원들이 그의 마음을 대변하듯 ‘억울하다’는 심정을 담은 유인물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줘 눈길을 끌었다. 당 측의 제지에 한 당원은 “너무 억울해서 왔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날 문재인 대표가 김 전 의원에게 별도의 만남을 요청했지만 김 전 의원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19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비서실장을 맡은 정통 동교동계 인사로 꼽힌다. 1998년부터 2006년까지 관악구청장을 지내며 지역 기반을 다졌고 관악을 지역에서 18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19대 총선에서는 관악을 지역이 야권연대에 따른 무공천 방침이 정해지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
통합진보당 해체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 도전한 김 전 의원은 정태호 후보(현 관악을 지역위원장)에게 권리당원 투표에서 앞섰지만 여론조사에서 밀리면서 0.6%p차로 패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당이 시행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4.2%p 앞섰고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 10.4%p 뒤쳐졌다며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동교동계 내부에서는 동교동계 인사들이 관악을 지역을 돕는다 해도 김 전 의원이 나서지 않으면 정 후보의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김 전 의원이 유종필 관악구청장과 동교동계 모임을 함께 하는 등 친분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김 전 의원이 움직이지 않으면 유 구청장의 도움을 받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김 전 의원의 조직이 움직이지 않으면 정 후보가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 전 의원을 잘 아는 한 동교동계 인사는 “김 전 의원은 안 도와줄 것이다. 저번에도 통진당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김 전 의원이 희생하지 않았나. 그런데다 여론조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니 친노에 대한 앙금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라며 “재‧보궐 선거는 개인(후보)의 조직으로 되는 것이기 때문에 동교동계가 돕는다 해도 김 전 의원이 조직을 동원해 돕지 않으면 정 후보의 당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교동계의 문재인 지도부 지원 결정에 김 전 의원도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9일 <일요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일정 때문에 그날 모임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한 주 만에 지원하겠다고 (동교동이)입장을 바꿨더라. 어제 박지원 의원에게 연락이 와서 관악을 후보 경선과 관련된 의혹이 해명되지 않는 한 돕지 않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19대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친노 패권주의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희생은 저만으로 끝나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번에 꼭 이런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