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을동, 한선교, 이계진 | ||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는 이번 총선에서 반듯한 이미지와 대중성을 함께 지닌 방송·연예인들을 영입해 ‘흥행’ 포인트로 삼겠다는 게 각 당의 기본 전략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대부분 “관심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 때문에 향후 정치권의 유명 방송·연예인 영입 경쟁이 더욱 ‘공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각 당 주변에서 방송·연예인들의 ‘미확인 출마설’이 자꾸 흘러나오는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이다.
1월15일은 방송·연예인의 출마 여부가 확정되는 1차 기준일. 선거관련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20조에 따르면 방송인의 경우 선거 90일 전까지 방송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즉 1월15일이 방송 출연 ‘데드라인’이다. 때문에 15일 이후에도 방송 활동을 계속하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출마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성동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코미디언 김형곤의 경우 17대 총선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출연중인 KBS TV <폭소클럽>에 계속 나올 예정이다.
또한 ‘우리당 간판으로 출마한다’는 소문이 나도는 코미디언 출신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인 김미화 역시 15일 이후에도 그가 맡고 있는 MBC 라디오 <2004년 1월,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김미화 | ||
1차 기준일을 앞두고 가장 치열한 영입 경쟁이 벌어지는 대상은 대중적인 인기와 전문성을 고루 갖춘 현직 아나운서. 이 가운데 최고의 블루칩은 MBC 엄기영 손석희 박영선 아나운서로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이 모두 이들의 이름을 영입 후보 명단에 올려두고 있다. 또한 김은혜 임성민 아나운서 등도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각 당의 치열한 영입 경쟁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은 대부분 “관심없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역시 ‘1차 기준일’인 15일 이후의 방송 활동으로 출마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출마 준비에 들어간 이들로는 탤런트 김을동과 아나운서 한선교 이계진 등이 있다. 두 사람 모두 한나라당 소속으로 한선교는 경기도 용인에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고 김을동은 이미 성남 수정으로 지역구가 결정됐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는 단연 김을동. 김상희 전 위원장 사퇴 이후 성남시 수정지구당 조직책으로 선정된 김을동은 지난해 11월6일 열린 한나라당 수정지구당 임시대회를 통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전광렬 강부자 김창숙 홍리나 박예진 등 선후배 연예인들까지 가세해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 엄기영(왼쪽), 손석희 | ||
아나운서 한선교는 1차 기준일인 15일까지만 SBS TV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 출연하고 방송 활동을 중단한다. 그는 현재 출마 의사를 밝힌 것 외에는 세부 사항은 함구하고 있다. “공천 심사가 끝나고 나면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구 등 세부 내용을 밝히겠다”는 게 한선교의 얘기다.
또한 아나운서 이계진 역시 한나라당 후보로 강원도 원주시에 출마한다.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중이던 이계진은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의 적극적인 영입 노력에 결국 출마를 결심했다.
한편 현재 별다른 방송 활동이 없는 방송·연예인의 경우 1차 기준일과 관계없이 정치권의 지속적인 영입 작업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연예인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정당은 열린우리당이다. 젊은 층의 정치 무관심을 타파하기 위해 흡인력이 높은 방송·연예인을 적극 끌어들이겠다는 전략.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노사모’를 이끌고 지난 대선에서 맹활약한 영화배우 문성근과 명계남이다. 명계남의 경우 열린우리당 내 네티즌조직인 ‘국민과 함께P’ 중앙단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김원길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공석이 된 강북갑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한 두 사람은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에도 계속 영입 1순위로 오르내리고 있다. 절친한 두 사람이 한 지역구 후보로 같이 거론되는 이유는 둘 가운데 한 명만 출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두 사람 모두 지속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혀왔지만 문성근이 지역구에 사무실을 열었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로 정치권은 여전히 이들의 출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탤런트 이정길 류시원 박광현을 비롯,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 이름 하일), ‘청학동 훈장’ 김봉곤 등은 지난해 9월 국민통합개혁신당 창당추진위원으로 참여했던 전력 덕에 열린우리당의 영입 대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총선 출마에는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경우 탤런트 최민수와 탤런트 박철, 개그맨 심현섭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당사자들이 모두 출마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 난항을 겪고 있다. 또한 민주당은 호남 출신 탤런트인 나한일과 총선 때마다 구애의 손길을 뻗쳐온 유동근을 대상으로 영입 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현재 당사자들은 출마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