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바로 <백설공주>의 거울처럼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는 카메라의 눈이다. 가장 받고 싶어 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카메라 세례! 그 진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얼마 전 막을 내린 한 미니시리즈에서 발생한 피치 못할 사건 하나. 여주인공과 그녀의 친구들이 여주인공의 남자친구가 근무하는 정부 청사에 밥을 사 달라고 간 장면이었는데, 그만 그녀들의 ‘아킬레스건’이 만천하에 공개되고 마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흉은 바로 너무나 추웠던 날씨! 야외에서 찍는 장면이었는데, 뼛속까지 시리게 하는 추위 때문에 그녀들의 코에 곱게 숨겨져 있던 실리콘이 얼어 그만 딱딱하게 석고처럼 굳어버린 것! 자연 그녀들의 코 부위 피부색도 눈에 띌 만큼 퍼런 빛을 띠게 됐다.
이 때문에 당황한 건 카메라 감독.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 하던 카메라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촬영을 강행했는데…. 방송이 바로 내일인 데다 야외에서 꼭 찍어야 하는 신이었기 때문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
남자 배우의 코는 멀쩡한데, 여자 배우들의 코만 딱딱하게 얼어버려 감출래야 감출 수 없는 ‘진실’이 공개되고 만 것!
덕분에 시청자들은 ‘실리콘은 온도가 내려가면 얼게 된다’는 산 교훈(?)을 얻었는데, 어찌나 그녀들의 코 상태가 똑같은지…! 마치 인형극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여자 배우건 남자 배우건 콧속에 뭔가를 숨기고 계신 양반들은, 추워지면 딱딱하게 얼게 되는 실리콘의 특성을 꼭 숙지해서 어떻게든 이런 사태는 막아야 될 듯.
또 하나 피치 못할 사건으로 가슴에 상처를 입은 연예인이 있었으니, 그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꽃미남 탤런트 A군이다. 예전과 달리 항상 덥수룩한 머리를 하고 나와 혹시 가발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오던 A군은, 모 드라마에서 자기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여자 때문에 괴로워하다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만, 그의 휑한 정수리 부분의 머리가 드러나고 만 것!
이 때문에 가장 상처를 받은 건 당사자인 A군. 일부러 그렇게 잡은 것이 아니냐고 카메라 감독에게 따져묻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자기가 가발을 썼다는 걸 만천하에 공개하는 셈이라 쓰린 가슴을 누르며 애써 참았다는 후문이다.
이와 달리 천연상태라 더 여실히 카메라에 잡히는 것이 바로 여자 연예인들의 손이다. 시집간 연예인이 제대로 살림을 하는지 안하는지는 손을 보면 대번 알 수 있는데, 놀라운 일은 대부분의 여자 연예인들이 ‘살림한 손’이라는 사실!
애 기저귀 갈아주거나 시부모님이 오셨을 때 차 한 잔이라도 대접해야 하기에 손에 물을 묻혀야 하는 건 당연지사! 아무리 화려한 스타라 하더라도 여자의 숙명은 비켜갈 수 없는 듯하다.
가장 극명하게 대비됐던 건 바로 2년 전에 절찬리에 방송됐던 SBS <여인천하>에서의 전인화와 강수연이다. 두 사람은 막상막하의 아름다움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자웅을 겨뤘는데, 손에서만큼은 강수연의 판정승!
일찌감치 유동근과 결혼해 미시 대열에 든 전인화는 그 고운 얼굴로 인해 전혀 아줌마같지 않은 자태를 뽐냈는데, 그녀의 손만큼은 ‘진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살림하는 아줌마의 손’이라고! 이에 반해 아직 미스인 강수연의 손은 여전히 탱탱하고 고왔다.
여자 연예인들이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카메라의 관문이 하나 더 있으니, 그것은 바로 목주름이다. 눈에 있는 주름살이야 보톡스다 뭐다 해서 어떻게 해결들을 하는 거 같은데, 목주름은 도대체가 해결방법이 없는 듯하다.
또 하나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건 바로 남자 연예인들의 밤새 술 마셔서 붉게 충혈된 눈! 본인이야 감쪽같이 속여서(?) 넘어갔다고 생각하겠지만, 카메라 화면에 그대로 드러나니 제발 방송 전엔 과음하지 마시길!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방송을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사생활’을 들키게 되는 경우도 있다. 후배 작가 중에 뉴스팀 작가가 있었는데, 어느 날 담당 기자와 아이템 때문에 피 튀기며 싸운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다음날 동료와 간부들이 정색하고 니네 왜 싸웠냐고 묻더라고. 사정을 알고 봤더니, 두 사람이 한창 싸우고 있을 때 뉴스가 ‘생방’으로 나갔던 것.
보도국 사무실을 뒷배경으로 삼아 뉴스가 나갔는데 두 사람이 그 사실을 깜빡 잊고 정신없이 싸우느라 그 모습이 전국적으로 방송을 탔던 것이다. 그 일로 인해 그 작가와 기자는 한동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다고.
마지막으로 꼽는다면 카메라를 절대 속일 수 없는 건 바로 마음 아닐까. 몇 달 전 한 오락프로그램에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가수 A가 나온 적이 있었다. 이 친구의 너무나도 솔직하고 꾸밈없는 태도에 모두가 놀라워하고 감탄하자, 그 옆에 있던 친구 가수 B, 그만 자기의 속마음을 들키고야 말았다.
친구 A가 연예계에 입문할 수 있게 도와준 B였건만, 자기보다 친구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그만 질투 때문에 붉으락푸르락 어쩔 줄 몰라 하던 모습이 그대로 방송됐던 것!
연예인들이여, 아니 방송을 타게 되는 모든 분들께 아뢰노니 제발 솔직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시길…! 카메라의 눈은 절대 피할 수 없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