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음식연구원 매주 회의◀
<대장금>의 전반부를 이끌었던 수라간 스토리에서는 방송분마다 음식이 빠짐없이 등장했다. 매회 새로이 선보였던 각종 음식들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보는 재미를 더하게 했고, 궁중음식에 대한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대장금>의 회당 평균 음식값은 5백만원 선. 극중에 등장했던 음식에 들어간 식재료만 해도 수백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전문가들마저 ‘이름’만 아는 음식들도 있어 그 ‘내용물’을 꾸미기 위해 음식문화에 대한 역사 공부까지 따로 했을 정도.
음식 자문을 맡았던 궁중음식연구원은 <대장금> 속 음식의 고증을 위해 매주 회의를 통해 음식을 정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궁중음식연구원 서정현씨는 “대본을 받으면 연구원 식구들이 모여 회의를 통해 음식 리스트를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화면에서 보여지는 음식 장면은 대본상에서 ‘초라한 밥상’ ‘화려한 주안상’과 같이 ‘한 줄’로 간략히 적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
서정현씨는 “‘연회상이 나간다’고 하면 아무래도 화려한 궁궐 내 음식상을 차려야 하니까 가장 신경이 쓰였다”며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만한전석’이었는데 그저 화려하게 차려야 한다는 정도의 지식만 갖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을 차리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견미리, 음식 싸와 인기◀
출연진들과 요리전문가들이 꼽은 <대장금> 속 진짜 ‘요리퀸’은 최상궁 견미리였다. 극중에서는 항상 한상궁에게 한 수 모자라는 역이었으나, 실제 요리실력은 가장 뛰어나다는 게 주변의 평가. 견미리는 촬영장에 먹을 것을 많이 싸들고 와서 동료들의 인심을 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극에서는 그와 원수지간이었던 여운계(정상궁 역)도 음식 덕(?)에 친하게 지냈다고 웃으며 털어놓았다.
견미리의 요리실력에 대해서는 음식전문가들도 ‘인정’했다. 궁중음식연구원 서정현씨는 “아무래도 ‘주부’들이 나은 편이고 특히 견미리씨가 요리를 꽤 하시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요리하는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장금이 이영애가 가장 그럴듯했다고.
<대장금>은 하루 최다 출연인원이 5백20명, 총 출연자가 1만 명을 넘기는 ‘대작’이었다. 워낙 많은 출연자들이 등장하다보니, <대장금>은 주인공 이영애보다 오히려 수많은 조연연기자들을 ‘뜨게’ 한 작품이기도 했다. 임현식 금보라 여운계 등 중견 연기자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새 얼굴’과 ‘의외의’ 캐스팅으로 발탁된 인물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덕구의 아들 ‘일도’에서 제주도 관원으로, 결국 내의원 의관 역으로 무려 두 번이나 배역이 바뀌었던 지상렬 또한 의외의 캐스팅 중 하나. ‘출연설’은 계속 도는데 도무지 언제 출연하게 되는지 본인도 몰랐을 정도였다고. 아무튼 지상렬은 “초반 역할이 뒤바뀌는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의관 역을 맡게 된 덕분에 끝까지 출연할 수 있었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문정왕후를 맡았던 박정숙의 캐스팅도 눈길을 끌었다. MC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숙의 갑작스런 캐스팅에 대해 논란도 많았으나, 이미 기획단계에서부터 출연이 확정된 상태였다고 한다. 박정숙은 연기가 처음이었고, 지상렬 또한 사극 출연은 처음이었던 까닭에 초반엔 연기력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나름대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대장금>의 종영을 함께 장식할 수 있었다.
▶김영현 작가 소감 보고 울기도◀
<대장금>을 집필하며 수많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작가 김영현은 최근 MBC ‘대장금’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팬들의 사랑에 감사를 전했다.
김 작가는 “그간 팬들의 지적에 동의한 것도, 상처받았던 것도 많았다”면서 “대본을 쓰면서도 울지 않던 제가 ‘애호대장금’(대장금 팬사이트)의 소감글을 보며 운 적도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지금은 내일 대본을 안 써도 된다는 기쁨에 자면서도 실실 웃음이 난다”고 고백(?)한 김 작가는 “다 끝난 이 마당에 생뚱맞게도 ‘정말 장금이는 어떻게 조선시대에 임금의 주치의, 대장금이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