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김래원 주연의 <어린신부>에서 깜짝 등장하는 전원주가 먼저 눈에 띈다. 극중에서 김래원(상민 역)의 할머니로 출연하는 전원주는 보도자료에서도 엄·연·히! ‘상민 할머니 역’으로 소개돼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 전원주가 모습을 드러낸 시간은 단 몇 초. 문근영(보은 역)의 할아버지 김인문의 ‘첫사랑’인 전원주는 ‘사진으로만’ 잠깐 출연할 뿐이다.
그러나 ‘전원주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관객들은 보은 할아버지의 손에 꼬옥 쥐어진 사진 속 첫사랑의 주인공이 바로 전원주라는 것을 알아본 그 순간, 웃음을 참지 못한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울다가 그만 웃어버린 꼴이다. -.,-;
그런데 이 재미있는 전원주의 ‘사진출연’은 결코 ‘가벼이’ 정해진 것이 아니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전원주만을 그 배역(?)에 염두에 두고 섭외를 진행했다고. 홍보담당 ‘영화인’의 이주연씨는 “다른 배우는 생각지도 않았다.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사진 또한 따로 스튜디오에서 심혈을 기울여 촬영한 것이라고. 개런티도 ‘수백만원’ 선을 넘어섰다고 한다.
▲ 칠순의 공옥진 여사는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에서 사진으로 출연했을 뿐 아니라 코믹연기까지 소화했다. | ||
영화 속에서 공 여사는 사진으로 출연할 뿐 아니라, ‘귀신’으로도 등장해 열연을 펼쳤다. 돌아가신 어머니로 아들의 꿈에 나타나 “나랑 같이 가자”고 말하는 이 장면에서는 고령의 나이(73세)에도 불구하고 액션신(?)까지 선보였다. 우물 속으로 ‘퐁당’ 빠지면서 사라질 때 와이어를 감고 공중으로 나는 고공연기를 펼친 것(물론 남자 엑스트라도 잠깐 대역으로 등장했다).
과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코믹연기였다. 그런데 공옥진 여사의 첫 영화출연은 매우 어렵게 성사됐다. 공 여사를 설득하기 위해, 제작진은 공 여사의 집인 전남 영광에까지 내려가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았다. 제작사 ‘마술피리’ 권남진씨는 “결국 아드님이 공 여사를 설득해 주셨다”며 웃음을 보였다. 마침내 영화 출연을 결정한 공 여사는 최선을 다했고, 찍고 난 뒤에는 “어휴, 힘들다~”며 웃음을 보였단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며 공 여사를 ‘낙점’했던 이수인 감독이 이 장면을 보고 매우 흐뭇해했다는 후문.
▲ <라이어>의 한 장면으로 거실벽 사진 속의 인물이 김경형 감독이다. | ||
그렇지만 이번 <라이어>에서의 출연 장면은 아쉽게도 눈여겨보지 않으면 찾기 힘들다. 극중에서 배경으로 스치듯 지나가기 때문. 극중 동성애자로 등장하는 ‘알렉스’의 집 거실 벽에 김 감독의 얼굴 클로즈업 사진이 걸려있다. 앞으로 이 영화를 보실 분들, 한번 찾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