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화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자청, 이혼 결심 이유 등을 밝히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 ||
김미화는 “재결합의 가능성은 1%도 없다”며 이미 감정의 골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은 상태임을 내비쳤다. 남편 김아무개씨(46)는 이혼까지 가고 싶지 않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나름대로 소송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 부부의 대립이 팽팽한 상황이라 이번 이혼소송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양측의 입장을 들어봤다.
김미화는 지난 21일 기자회견 당시, 남편 김씨와의 결혼생활에 대해 조목조목 털어놨다. 김미화는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이미 마음고생을 할 만큼 했다”면서 남편과의 불화 요인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혔다. 더구나 “남편에게 수도 없이 맞아왔다”는 충격발언까지 해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한 듯 보였다.
그러나 남편 김씨는 김미화가 제기한 ‘상습 폭행’과 ‘외도’에 대해 부인하고 나선 상황. 두 사람의 입장 차는 매우 커 보였다. 이들 부부를 파경에 이르게 한 원인을 몇 가지로 정리해 양측의 의견을 들어보았으나, 현재까지는 극적 화해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한 집에서 18년 동안 살아온 부부였지만 두 사람이 기억하는 결혼생활은 너무도 판이하게 달랐다.
먼저 김미화는 김씨의 ‘외도문제’를 제기했다. 김미화는 “남편이 골프장에서 알게 된 여자들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져왔다”면서 “당시 상황을 입증할 수 있는 녹취내용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미화의 법률대리인 안미영 변호사는 “육체적인 관계뿐 아니라 정신적 외도 역시 이혼사유 중 하나인 ‘부정행위’에 포함된다”면서 “(간통) 현장을 잡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정황상 부정행위를 해온 것만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 변호사는 “골프를 치거나 함께 차를 마시는 것도 모두 부정행위로 볼 수 있다. 최종적인 것은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미화가 이혼소장에도 적시한 ‘세 명의 여성들’과의 관계에 대해 남편 김씨는 매우 억울해하고 있다. 김씨는 “내가 그들과 ‘몸을 섞은 것’도 아니고 단지 전화통화한 것을 가지고 어떻게 외도라고 할 수 있느냐”며 “자기(김미화)도 남자친구들이 많은데 그들과 연락도 주고받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김씨는 “그들(여자들)도 매우 황당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미화는 남편의 여자문제가 비단 최근의 일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 변호사는 “몇 년 전 (김씨와) 같은 골프장에 다니던 사람으로부터 (김미화씨에게) ‘제보전화’가 걸려온 적이 있다. 이미 당시에 또 다른 여성과도 만남을 가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폭행문제’를 둘러싸고도 양측의 주장이 상반된다. 김미화가 “결혼 초부터 남편으로부터 맞아왔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남편 김씨는 “몇 차례 손찌검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안미영 변호사는 “남편측은 따귀를 때린 정도라고 하지만 김미화씨의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다”며 “사진을 찍어 모두 증거자료로 함께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에 대한 남편 김씨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씨는 “나 역시 손톱으로 할퀴어져 몸에 흉터가 한두 개가 아니다. 신혼 초부터 맞았다고 하는데, 주변 사람들은 다 안다. 심지어 (김미화의) 선후배 개그맨들이 전화를 걸어 나를 위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미화는 또한 김씨의 무능한 경제력을 결혼생활의 어려움 중 하나로 털어놓았다. 남편 김씨가 결혼한 뒤 핸드백 제조회사를 3개월 정도 다닌 게 전부라는 것. 이와 관련, 김씨는 “직장생활을 했다는 걸 입증할 세금 영수증도 있다”면서 (회사에 다니지 않을 땐) ‘가사노동’을 전적으로 자신이 해왔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아이들 뒤치다꺼리며 집안일을 내가 다 하다시피 했다. 아이들도 집에 오면 아빠한테 밥을 달라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편 김미화는 직업의 특성상 집안일을 소홀히 한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하나 그렇다고 남편 김씨의아내에 기대온 생활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의 골이 이렇듯 깊어지기까지엔 김미화의 친정식구들과 남편 김씨의 불편한 관계가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화는 남편 김씨가 그동안 친정식구들에게 소홀히 대했다며 섭섭해 하고 있다. 심지어 부친상을 당했을 때조차 남편이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김미화는 “오죽하면 친정식구들이 10년 전부터 이혼을 권유해 왔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남편 김씨는 매우 강하게 반발했다. 김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병원을 찾아갔던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병원 직원 ‘이XX’씨와 함께 병원비 계산도 내가 했다. 당시에 어머니(장모)가 내게 고맙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김미화측 얘기에 따르면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사이가 매우 안 좋아지게 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안 변호사는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으나, 당시 상황에 대해 남편 김씨는 이같이 주장했다. “장례식 때 들어온 조의금을 어머니(장모)한테 드릴 때 말투를 좀 섭섭하게 했다. 그러나 평소 사이가 그다지 안 좋은 편은 아니었다.”
또한 김씨는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장인 장모에게 ‘아버지, 어머니’라는 호칭을 사용해 왔다고도 덧붙였다.
김미화에 따르면, ‘결정적’으로 두 사람 사이가 벌어진 것은 한 달여 전 유산하고 난 뒤라고 한다. 안 변호사는 “유산하고 난 다음 남편이 김미화씨에게 ‘차마 말로 옮기기 힘든’ 심한 폭언을 했다”며 “워낙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그때 김미화씨가 매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남편 김씨가 김미화의 감정을 상하게 하기 위해 집안의 화초를 모두 잘라놓기까지 했다는 것이 김미화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두 사람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듯 좁혀지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이 ‘재결합’을 전제로 화해를 하기엔 감정의 골이 너무 깊게 패였고, 부부 사이에 당연히 있어야 할 믿음이 이미 두 사람 사이엔 남아 있지 않은 듯했다.
김미화는 현재 방송활동 등 공식스케줄을 이전과 다름없이 이어가고 있다. 남편 김씨는 김미화측의 반응을 살피며 앞으로의 대책을 강구중이다. 과연 이들 부부는 어떤 결론을 내놓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