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식 현장
[일요신문]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2년이나 기다렸는데...”
경기도가 주최하고 한국도자재단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자축제인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식이 열렸다. 하지만 초청받은 외빈들을 땡볕에 방치하는 등 개막행사의 미흡한 운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졸속운영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오는 5월 31일까지 이천 세라피아를 비롯해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여주 도자세상 등의 일원에서 진행된다. 앞서 24일 오후 2시 이천 세라피아에서는 개막식을 개최했다.
경기도와 한국도자재단에 따르면, 이날 개막식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유승우·윤명희 국회의원, 조병돈 이천시장, 원경희 여주시장, 한국도자재단 이완희 대표이사, 자크 코프만 국제도자협회(IAC) 회장, 하일권 도자비엔날레 홍보대사(웹툰작가) 등 국내·외 주요인사와 세계 도예인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반면, 현장에서는 한국도자재단이 당초 500여명이 개막식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다르게 지역취재진과 재단 관계자를 제외하면 2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막식은 경기도립국악단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비엔날레 준비과정 소개, 국제공모전 수상자 시상, 내빈이 참여한 ‘개막선언 세리머니’ 순으로 진행되었지만, 경기도립국악단의 공연이 끝나기 전까지 개막 행사장에 운집한 내외빈들은 분주하게 이동하며, 인사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행사장에 입장해서야 좌석에 착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식 행사장 전경
또한, 행사운영진의 미흡한 태도도 눈에 쉽게 띄었다. 개막식에 참석하려던 관계자의 입장을 두고 실랑이(참석자에게 입장권발매를 요구 등)가 벌어지는가 하면, 내외빈 입장 안내나 안전통솔 등의 의전은 물론 통역, 진행 등이 원활하지 못해 행사의 흐름이 끊기기도 했다.
참석자 A씨는 “격년제인 국제비엔날레의 개막행사를 기대한 참석자보다 얼굴도장 찍는 지역정치인이나 관계자들이 참석한 동네 운동회 행사 같았다”며, “국제비엔날레 개막식의 격식이나 규모를 찾아볼 수 없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형식적인 진행이라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우왕좌왕’하는 행사 참가자들. 행사 운영직원들을 찾기 어려웠다.
이날 축사에 나선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찾아준 내외빈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외빈좌석을 가리키며 “햇빛이 뜨겁다. 덥고 힘드실 것 같아 짧게 말하고 진행하겠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어떠한 행사통역 없이 행사가 이어지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실제로 외국인 참석자 B씨는 “날이 더웠다. 목도 마르기도 하고 안내도 필요한 부분도 있었는데 운영요원이 눈에 잘 띄지 않아 불편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행사관계자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행사가 원래 이렇게 진행되는지 몰랐다”며, “특색은 고사하고, 진행이 너무 미숙하고 행사 통제가 원활하지 않아 행사내내 불편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개막행사가 끝나고 기념사진 촬영 진행과 다음 행사장소 이동 안내 및 행사장 정리도 어수선하게 진행되었다”며, “이전 행사보다 준비가 덜된 것 같다. 세계도자비엔날레를 개최하는 개막행사의 진행이나 운영이 졸속인데, 행사 운영은 어떨지 걱정된다. 국제비엔날레가 국제적인 망신이 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26억원의 예산을 들인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개막부터 수준미달이었다는 등 비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적인 도자기 축제를 표방한 경기도 대표 축제가 운영 미숙으로 도민혈세만 낭비한 채 국제적인 망신만 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