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원한 옷차림으로 나타난 김윤진. 아무리 아니라 해도 미국땅을 홀로 누빈 그 기백만큼은 ‘여전사’가 아닐까. 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오랜만에 본 그의 옷차림은 연녹색 민소매에 흰 미니스커트. 무더위가 가실 만큼 시원스럽고 발랄했다. 한 시간 넘게 이어진 김윤진과의 대화를 통해 똑 부러진 이미지의 이면에 숨어 있는 솔직 담백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옷차림의 상쾌함보다 더 쿨하고 신선한 데이트 현장으로 가본다.
지난달 29일 한국에 잠시 들어온 김윤진은 미국에서 ‘큰 일’을 해내고 왔다. 그녀가 ABC방송국에서 제작하는 특별기획드라마
“2002년 말에 미국으로 무작정 건너가 혼자서 여기저기 뛰어다녔어요. 그 당시 제가 심적으로 많이 지쳐있었거든요. 배우라면 할리우드 무대에서 한 번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뛰어든 거죠. 매니저도 없이 그 넓은 땅을 직접 차를 몰고 다니는 것만도 만만치 않았어요. 여러 차례 캐스팅 기회가 있었는데 번번이 일이 잘 안 풀리더라고요.”
그동안 한국에선 ‘김윤진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전해졌다. 그러나 확실한 성과는 없었다.
“그냥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죠. ‘할리우드에 진출한다더니 뭐냐’고 다들 그럴 거 아니에요. 뭔가 보여줘야겠다. 내 힘으로 꼭 해내야겠단 생각에 정말 신인의 자세로 도전했어요. 그러던 중에 정말 운 좋게도 파격적인 조건의 제안이 들어왔죠.”
물론 김윤진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게 된 영화 <쉬리>의 ‘이방희’에게 감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이 소개될 때 아직까지도 ‘여전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것이 불만스런 눈치다. 물론 <밀애>의 파격적 변신도 호평을 받은 것과 동시에 여배우로서 상처를 받기도 했다고.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제 노출장면만 골라서 편집돼 올라와 있더라고요. 지금까지도 <밀애>는 제가 노출했다는 이유로 기억 받는 작품인 것 같아요. 외국에서는 배우의 노출보다는 작품성을 먼저 평가해주는데 말예요.”
올해로 열네 살된 고령(?)의 요크셔테리어는 김윤진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다. 가족들이 모두 미국에 있어 주로 혼자 지내는 김윤진은 미국에서 키우던 개를 함께 데리고 왔다. 근데 이 요크셔테리어가 김윤진의 보디가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낯선 사람만 보면 짖어대는 통에 밖에 데리고 다니지를 못한다”며 곁에 있던 매니저와 코디도 혀를 내둘렀다.
아직은 애기보다 강아지가 예쁘다는 김윤진은 “아무래도 결혼은 좀 더 있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젠가 제 운명적인 상대가 나타나겠죠. 연예인 남자친구는 별로예요. 이상형은 유머러스한 사람이지만, 개그맨은 너무 똑똑해 싫어요.”(웃음)
김윤진이 가장 친하게 지내는 배우는 설경구와 공형진. 두 사람 모두 <단적비연수>를 함께 찍으면서 알게 돼 지금까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공형진과는 친해지게 된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고. “<단적비연수> 찍을 때 검을 쓰는 장면이 많았거든요. 촬영도 아니고 연습할 때였는데 열심히 하려는 마음에 있는 힘껏 휘둘렀어요. 그러다 내가 휘두른 검의 손잡이 부분에 이마를 맞아 그만 혹이 이만큼이나 튀어나온 거 있죠. 그때 형진이 오빠가 약 사다주고 정성스럽게 돌봐주는 바람에 친해졌어요. 그리고 참 형진 오빠가 <단적비연수> 나왔던 거 잘 모르시는데 거기서 병사 중 한 명으로 나왔답니다.”(웃음)
액션과 멜로물에 이어 이번 드라마에서 미스터리물까지 찍게 된 김윤진은 언젠가 ‘철저하게 악한 역’을 한번 맡아보고 싶단다. 7월 중순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