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번째 누드집을 한국에서 촬영한시마무라 가오리. 지난 8일 인천 영종도에서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지난 8일 인천 영종도에서 진행된 누드 촬영 마지막 날, 어렵게 촬영 현장을 공개한 가오리는 <일요신문> 취재진에게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현장에서 만난 가오리의 소속사인 제트프로모션의 미야니시 와타루 사장은 17년째 가오리의 일을 봐주고 있는 그녀의 오랜 파트너다. 그런데 와타루 사장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다.
“가오리와 함께 일본을 비롯, 여러 나라에서 누드를 촬영했는데 이번처럼 빡빡한 스케줄은 처음”이라는 와타루 사장은 “시간 변동이 너무 심하고 식사 문제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렇게 진행되는 한국의 누드 촬영 방식에는 문제점이 많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와타루 사장의 불만 섞인 얘기에서 알 수 있듯이 총 4일 동안 진행된 가오리의 누드 촬영은 상당한 마찰음을 내며 진행되어 온 듯했다. 역시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타이트한 스케줄. 지난 5일 경북 고령의 한옥에서 시작된 이번 촬영은 해인사, 김천, 일산 가구공단, 양평 카페촌, 청평 박원숙 펜션, 인천 무의도와 영종도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이뤄졌다. 새벽에 시작한 촬영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통해 총 4천여 장의 스틸사진과 8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촬영했다.
촬영 현장을 진행하는 STC 엔터테인먼트의 김동은 실장은 가오리측과의 계속된 충돌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정서 차이로 인한 의견 차이가 가장 많았다”고 얘기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조개’로 인한 다툼.
스태프가 요구한 포즈는 나체 상태의 가오리가 누워 있는 상태에서 배와 가슴 부위에 조개껍질을 올려놓은 자세. 그런데 가오리측에서 이 촬영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그다지 자극적인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 스태프는 가오리의 설명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일본에선 음식을 여성의 나체 위에 올려놓는 술집들이 많아 이런 사진 자체를 상당히 천박하게 여긴다는 것. 이런 이유로 비록 껍질이지만 음식 재료인 조개를 나체 위에 올리지 못하게 반대했던 것이다.
가오리의 누드 촬영 현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전혀 ‘공사’(헤어누드 노출을 방지하는 것) 없이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 그동안 일본에서 공사를 하지 않은 채 누드 촬영에 임해왔던 그녀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상업성과 작품성 사이의 혼란이다. 스태프는 조금이라도 자극적인 포즈로 상업적인 사진을 원했지만 공사도 안한 상태의 여자 모델에게는 다소 무리인 경우가 많았다. 지금까지는 ‘아름다움’ 자체를 강조하는 누드 촬영으로 공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가오리에게는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기자가 촬영 현장을 찾은 8일 가오리는 처음으로 공사를 한 상태에서 촬영에 임했다.
지난 8일 한국에서의 누드 촬영을 모두 마친 가오리는 다음날일본으로 출국했다. 가오리의 한국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DTSTA사 측은 “가오리와 한국 남자배우를 주연으로 하는 영화 제작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촬영의 결과물은 <가오리의 Top Nude>라는 제목으로 오는 7월 중순께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