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KBS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으로 얼굴이 알려져 탤런트로 데뷔한 임성언. 그녀는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재학중인데, 어느 날 그녀를 촬영하기 위해 동덕여대를 방문한 모 PD는 아주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됐다. 임성언이 학교 식당에 모습을 드러내자 식당에 있던 과반수의 학생들이 일제히 일어나 임성언에게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학교 규율이 좀 엄격해요. 군기도 좀 세고….”
놀라워하는 PD에게 웃으며 설명하던 임성언, 이번에는 그가 벌떡 일어나 우렁찬 목소리로 “선배님, 안녕하십니까!”를 외치더라고. 놀라서 바라보니, 그곳엔 탤런트 박시은이 서 있었다. 전국 최강을 자랑한다는 동덕여대 군기. 박경림과 이재은 등도 그곳 출신이다.
얼마 전 탤런트 김남주가 ‘군기 반장’ 노릇을 톡톡히 해서 화제를 모았다. 친한 여자 연예인들과 강남의 모 명품 매장에서 쇼핑을 한 뒤 2층 VIP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김남주는 후배 여배우가 선배들이 위층에 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그냥 가려고 하자, 1층까지 내려가서는 그녀를 따끔하게 혼냈다고 한다.
이토록 연예인들 사이에서 군기가 센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한순간에 인기를 얻어 스타로 뜰 수 있는 연예인의 속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데뷔 직후 곧바로 톱스타로 떠오른 가수 D. 그의 안하무인은 선배와 동료들 사이에서 유명한데, 어느 날 그가 절친한 작곡가가 개업한 가라오케를 찾았다고 한다. 그 곳에서 선배 연예인인 E를 마주친 가수 D. ‘니가 연예인이냐?’ 하는 얼굴로 본척만척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과 신나게 떠들었다고. 이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E, 조용히 가수 D를 방으로 불러들였단다.
그런데 E에게 훈계를 들은 가수 D, 방을 나오자마자 벽을 치며 “가방끈도 짧은 게…”라며 불만을 토로했다는 후문.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 D의 무례함에 치를 떨었다고 한다.
<신화>의 멤버였던 신혜성은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제일 무섭다고 한다. 왜냐? 새까만 후배들이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자신이 먼저 ‘수고하세요’ 라고 인사를 건넸는데 ‘수고해요’라며 거의 맞먹듯이 되돌아오는 말 때문에 아주 죽을 맛이라는 것.
그런가 하면 한때 콧대 높기로 소문난 K는 데뷔 시절 방송 관계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연예인이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녹화 시간도 제대로 안 지키고 갑자기 연락도 없이 녹화장에 안 나타나기 일쑤였기 때문. 그랬던 그녀가 요즘은 후배 연예인들 때문에 두 손 두 발 든 상태가 됐다.
방송 활동을 안 하고 CF만 찍고 있는 K가 어쩌다 패션쇼에 초청받아 나가보면 너무나 안하무인인 후배들 때문에 골이 띵 아플 지경이라고 한다. 바로 코앞에 그녀가 앉아 있는데도 콧대를 탁 치키고 지나치는 여자 후배들 때문에 울화가 치밀 정도인데다 심지어는 ‘쟤가 뭘 걸치고 왔나?’ 하는 눈길로 빤히 쳐다봐 기가 막힐 노릇이라는 것.
이단 옆차기로 옆에 있는 매니저를 때리고 싶다는 가수 박상민은 하극상이 이만저만 아니라며 불만이 가득이다. 앞에서 인사 안하는 건 좋다 쳐도, ‘얘 쟤’ 하는 건 너무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교육의 부재’라고 개탄하는 박상민이다.
최근 연예계에 데뷔하는 신인 연예인들 중 상당수가 남부러울 것 없이 잘 사는 강남의 ‘부유층 자제들’이 많다. 이러다 보니 선배 연예인들을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막 대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로 인해 피해를 본 만능 엔터테이너 이성진. 영화 <어깨동무>를 찍을 당시, 그는 무시무시한 대선배 유동근 때문에 마음을 졸여야 했다. 맨 처음 이성진이 캐스팅됐다는 소리를 듣고 유동근은, “그 애가 출연하면 나는 안 한다”고까지 할 만큼 연기자 출신도 아닌데다 이성진이 겉멋만 든 신인가수라고 생각했던 것.
그런데 어느 날부터 유동근의 태도가 싹 달라졌다. 이성진이 워낙 싹싹하게 구는 데다 아침 방송을 통해 그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고생하며 자랐다는 이야기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유동근은, 자신의 선입견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나중에서야 이성진에게 따뜻한 한 마디를 건넸다고 한다.
“가수해서 먹고살 만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