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헌,최지우 주연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 포스터. 오른쪽은 광고물심의위원회로부터 두 번이나 퇴짜를 맞았다는 포스터용 사진. | ||
먼저 이병헌은 <누구나 비밀은 있다>로 스크린 복귀를 노리고 있다. 이병헌은 극중에서 바람둥이 ‘수현’으로 등장, 동시에 세 명의 여자와 눈이 맞는다. 세 명의 여자들은 그것도 자매지간. 진영(추상미) 선영(최지우) 미영(김효진)이 그들이다. 천하의 ‘작업맨’ 이병헌 앞에서 여자들은 모두 무너지고, 이 같은 설정 탓에 ‘여복’ 많은 이병헌은 차례로 키스신과 베드신을 촬영해 갔다.
이병헌이 송혜교와 결별 발표를 하기 직전, 그는 영화 속에서 이처럼 ‘농도 짙은’ 연기를 펼쳐야 했던 것. 그리고 영화 촬영이 80% 진행된 지난 6월14일, 그와 송혜교와 결별 소식이 전해졌다.
애초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7월19일쯤 개봉될 예정이었는데 이병헌의 결별 보도 이후 개봉이 늦춰졌다. 영화사 측은 “현재 마무리 작업중이며, 7월 말이나 8월 초 쯤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병헌의 결별이 영화 개봉에도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미친 것. 지난 6월19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영화 종영 파티 역시 그의 갑작스런 이별 발표로 미뤄져야 했다. 당시 주인공 이병헌의 참석 여부가 ‘미지수’인 상황에서 영화사 측은 무리하게 종방연을 강행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결국 이병헌은 그로부터 며칠 뒤 제주에서 열린 ‘한일 우정주간’ 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영화 홍보를 대신했다.
이에 대해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 함께 출연한 최지우 역시 난감한 처지. 최지우는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노출’을 감행하며 변신을 꾀했다. 이번 영화는 흥행에 미진했던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 이후 2년 만의 복귀작이어서 최지우에게는 각오가 남다른 작품이다. 그러나 개봉 시기가 미뤄짐으로 인해 최지우는 각종 인터뷰 스케줄을 잡지 못한 채 ‘대기’중인 상황이다. 최지우의 매니저는 “개봉 일정을 아직 영화사로부터 통보받지 못하고 있다”며 “아마도 8월로 늦춰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8월 개봉 예정인 박찬욱 감독의 공포 영화 <쓰리, 몬스터> 촬영도 동시에 진행했다. 그로서는 아픈 가슴을 달랠 여유도 없었을 터.
송혜교는 <올인>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드라마로 복귀하게 된다. 오는 7월14일 첫방송 되는 KBS <풀하우스>가 컴백 작품. 이병헌의 복귀 시기와 거의 동시에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송혜교의 결별 때문에 드라마 <풀하우스>에도 적잖은 여파가 미쳤다.
▲ KBS<풀하우스>의 송혜교와 비, 아래쪽은 <누구나…>의 이병헌과 최지우. | ||
그러나 이날 취재진에게 공개될 예정이었던 비와의 결혼식 장면은 결국 공개되지 않았다. 송혜교는 이병헌과 같은 ‘방식’으로 1분여간의 간단한 심경 발표만을 한 채 촬영장으로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이날 드라마 촬영 장면에 대해 제작진은 “자체적으로 촬영해 추후에 보도 자료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이 역시도 무산되고 말았다. 송혜교 측의 ‘부탁’으로 제작진은 이날 촬영분 스틸 사진 공개를 미룰 수밖에 없었던 것. <풀하우스> 홍보 담당자는 “(송혜교의) 소속사로부터 7월 말까지는 사진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우리도 취재진과 약속은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촬영분은 7월15일 2회 방영에서 전파를 타게 된다. 송혜교 측의 요구에 제작사도 홍보상의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
<풀하우스>의 남자 주인공 비 또한 이번 일의 애꿎은 피해자다. 연기자로 겸업을 선언한 뒤 첫 작품 <상두야 학교가자>로 인기를 끌었던 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그런데 그는 송혜교의 상대역으로 출연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이병헌에 이어 ‘대타’로 송혜교의 옆자리를 메워야 했다.
결별과 동시에 터진 송혜교와의 ‘열애설’은 비 입장에선 결코 달갑지 않은 소식.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비가 매우 난감해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송혜교 또한 비에게 매우 미안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서는 극중에서 송혜교의 엄마로 등장할 예정인 선우은숙 역시 얼마 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두 사람의 결별로 인해 이들이 출연중인 작품과 상대 배우들 또한 불편과 불리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홍보에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도 사실. 이런 상황들이 불 보듯 뻔한 데도 불구하고,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왜 갑자기 결별을 발표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궁금증이 가시질 않는다.
이에 대해 한 연예 관계자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전한다. 이병헌·송혜교 커플의 결별이 홍보 요인으로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어쨌거나 두 사람이 다시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면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여타의 홍보 활동에서는 차질을 빚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간에선 이미 결별 발표 전 두 사람이 결별 이후의 활동에 대해서 나름대로 ‘전략’을 세워놓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그러나 이병헌·송혜교 커플의 결별에 따른 반응과 그 결과의 키는 팬들이 쥐고 있다. 과연 두 사람의 ‘동시 복귀’가 어떤 해답을 이끌어낼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