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마주앉아 정면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정말’ 작다. 눈과 입가는 살짝 올라간 ‘새침떼기형’이지만, 말끝마다 흘러나오는 애교는 기자를 무장해제시켜버린다. 콧소리가 섞인 말소리는 ‘방송용’만이 아니었다. 이쯤이면, 예상하시겠는가. 이번 주 ‘스타독대’의 주인공은 한예슬이다.
지난 8일 MBC시트콤 <논스톱> 촬영장. 한 신을 끝내고 짬을 낸 한예슬과 마주앉았다. 오늘 스케줄도 여전히 빡빡한 상황.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촬영은 밤까지 예정돼 있고, 이후 새벽까지 CF촬영을 해야 한단다. 마침 에이전시에서 나온 담당자도 한예슬의 스케줄을 체크하느라 곁에서 발을 동동거린다.
<논스톱> 촬영이 없는 날은 7월19일 첫 방송 되는 KBS <구미호 외전>을 찍느라 지방을 오가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주로 광주에 지은 세트장에서 촬영하고 있다. ‘팬터지 액션’ 장르라 몸을 쓰는 장면이 꽤 많다고.
“요즘 스케줄이 바빠서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육체적으로도 좀 안 따라 주는데 거기다가 액션신까지 찍으니 좀 힘들어요. 시간이 없어서 와이어 액션 연습을 많이 못했거든요. 현장에서 배우는 대로 바로 촬영해요. 다행히 제가 운동신경이 좀 있거든요.(웃음)”
그때 팔 여기저기 모기에 물린 자국이 눈에 띄었다. 눈을 찡긋하던 한예슬은 “세트장에 모기가 많아서요. 일명 ‘아디다스 모기’라고 하던데 한번 물면 팔이 거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어요. 옷을 막 뚫고 들어올 정도예요”라며 예의 코맹맹이 소리를 낸다.
<구미호 외전>에서 한예슬은 다른 구미호족 여전사(김태희 분)를 좋아하는 무영(전진 분)을 짝사랑하는 채이 역을 맡았다. 실제로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그녀는 어떨까.
▲ 첫 드라마 <구미호 외전>에서 주인공을 맡은 한예슬. | ||
첫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은 한예슬은 먼저 <논스톱>에서 통통 튀는 캐릭터를 맡아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사실 <논스톱> 첫 촬영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요즘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성상이 바뀐 거 같아요. 예전에는 왠지 자신에게 기대거나 안아주고 싶은 연약한 여자들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엽기적이고 발랄한 현대적인 여성들을 더 좋아하더라구요. <논스톱> 찍기 전에 ‘너무 튀는 거 아닐까’하고 걱정을 했거든요. 다행히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해요.”
한예슬은 CF로 먼저 얼굴을 알렸다. 특히 정우성과 찍은 CF에서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기자가 “정우성은 여배우들도 많이 만나보고 싶어하는 배우”라고 말하자, 한예슬은 “그래요? 멋있죠. 오빠~”하면서 웃음을 보인다.
얼마 전 ‘성형논란’ 당시 예전 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예슬은 “연기생활 하면서 한번쯤 겪을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예전 사진을 공개한 것은 ‘옛날에도 이렇게 예뻤다’라고 자랑할 의도는 아니었어요“라고 말한다.
‘나중에 또 만나요’라는 인사를 남기고 촬영장으로 총총 달려가는 한예슬의 뒷모습에서 한차례 시원한 소나기가 퍼붓고 지나간 듯한 청량감이 느껴졌다.